[단독] 수술 집도하는 ‘의료기기 영업사원’…버젓이 대리수술
[앵커]
부산의 한 관절·척추 병원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을 집도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의사가 옆에 있기는 했지만 이런 '대리수술'이 한두 번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벌어졌다고 하는데요.
공익제보자로부터 KBS가 입수한 수십 건의 수술 영상 속에 그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강예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20년 문을 연 부산의 한 관절·척추 병원입니다.
프로야구선수협회 공식 주치의 병원이라고 홍보합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교수들이) 경험이 되게 많으세요. 엄청 잘하신다고 이렇게 소문이 났고..."]
이 병원의 인공 관절 수술 영상입니다.
하얀색 수술 우주복을 입고, 집게를 든 한 남성.
혈관 조직을 떼어내고, 망치질로 관절을 고정합니다.
["수건 하나만 주세요."]
이 남성의 말에 간호사가 자연스레 수술 도구도 전달합니다.
수술을 집도하는 이 남성, 의료기기업체의 영업사원입니다.
맞은 편에서 무릎을 잡고 있는 사람이 의사입니다.
[공익제보자/음성대역 : "무릎 수술할 때 입는 옷이 머리 쪽이 하얀색은 조무사나 영업사원이고,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건 의사거든요."]
또 다른 날. 십자인대 수술 장면입니다.
드릴을 든 남성이 내시경 화면을 보며 뼈를 뚫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의료기기업체의 영업사원입니다.
[신현호/의료소송전문변호사 : "환자 몸에 손대는 건 간호사도 안 돼요. 만약 이 사람이 (영업 사원이라면) 이건 실형감이에요."]
의사는 이번에도 환자의 무릎만 잡고 있습니다.
[전진한/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 : "수술을 할 수 있게 잡고 이러는 거는 학생이 하거나 아니면 인턴이 하거나..."]
대리수술 의혹 영상은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서른 건에 이릅니다.
공익제보자는 3년 전 개원 후 지금까지 대리수술이 계속돼왔다고 증언합니다.
[공익제보자/음성대역 : "전반적으로 일상화돼 있고요. 수술에 참여하는 업체 직원들이 가끔 우리 직원인 것 같은 착각도 들고..."]
병원 측 법률대리인은 의사가 모든 수술을 했고, 나머지 인원들은 보조만 했다며 의료법 위반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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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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