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특별법 한 달이지만… 전세금 떼이는 사고 잇따라

주택 매매가격 하락에 전세 기피 현상까지 겹쳐
전세사기 비롯 집주인 잠적 파산 등 피해 계속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시행이 한 달 가량 흐른 가운데 집주인의 잠적과 파산 등으로 전세금을 떼이는 피해가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지난 19일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다솜관 고등어방에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법률·금융·주거·심리상담을 지원하는 ‘찾아가는 전세피해지원 상담소’가 마련됐다. 국제신문DB

29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의 A 오피스텔 세입자들에 따르면 입주자들은 이날 부산회생법원으로부터 집주인 B씨의 파산 선고를 알리는 결정문을 전달받았다.

B씨는 이 오피스텔의 12호실 전체를 소유했고 임대를 놓은 상태다.

이 건물 세입자 C씨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B씨는 오피스텔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6억2400만 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난다. 근저당권 1,2순위 모두 이 금융기관으로 설정됐다. 이는 C씨의 집만 확인한 내용으로, 다른 호실에 묶인 담보액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C씨는 지난 2021년 1월 이곳에 전세금 5000만 원을 주고 입주했고, 올해 1월 2년 연장 재계약을 맺었다.

C씨는 “처음 계약 당시만 해도 근저당이 1억 원 수준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2년 여 동안 이렇게 불어났을 줄 몰랐다”며 “집주인과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데 부동산을 통해 듣기로는 임대인이 건설업을 하는데 금리가 높아져 상황이 힘들어졌다고 한다. 경매에 넘어간다 해도 근저당액이 많아 세입자까지 돌려받을 돈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전세 기피 현상까지 겹치면서 임대인 파산에 따른 피해도 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