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맛보면 잊지 못해”...19억 인구 겨냥해 수출 시작하는 한우
할랄 인증...이슬람지역 수출 교두보
정황근 장관, 말레이 현지서 설득도
방역을 생각하면 출장을 취소해야 할 판이었다. 그런데 이번 출장을 취소하면 7년간 공들인 말레이시아로의 한우 수출이 무산될 수 있는 게 문제였다. 2016년부터 시작된 검역협상과 할랄 인증을 무사히 마치고 한우 수출기념 행사에 참석하는 게 출장의 목적이었다. 문제는 구제역이 발생하면 말레이시아 측에서 수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구제역을 이유로 출장을 취소하면 오히려 말레이시아 정부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정 장관은 정공법을 택했다.
말레이시아에 도착하자마자 농업식량안보부 장관 등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구제역 발생 관련 정보를 오히려 있는 그대로 상세히 제공했다.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긴 했지만 한국 검역시스템의 우수성을 적극 설파했다. “한국에 있는 모든 소는 태어난 순간부터 도축, 판매될 때까지 모든 이력이 디지털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로 수출되는 한우고기에는 그런 정보가 담긴 QR코드가 부착됩니다.”
정 장관의 솔직한 설명에 말레이시아 정부가 화답했다. 3마리 분의 한우고기를 시범적으로 수입해 운송·검역·통관에 대한 실증을 마친 말레이시아 정부가 최근 한우 수입을 허용하는 공식서한을 우리 정부로 보내왔다.
농식품부는 29일 인천항에서 말레이시아로 정식 수출되는 한우의 선적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에 수출되는 물량은 10마리 분량의 한우고기다. 이미 시범 수출 때 현지 호텔과 식당 셰프들이 한우 특유의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에 좋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첫 수출을 계기로 앞으로 3개월간 75마리 분량의 한우고기가 말레이시아로 추가 수출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3년간 7500마리 분량의 한우고기가 말레이시아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 한우에 대한 검역협상이 완료된 곳이 홍콩, 마카오, 아랍에미리트(UAE), 캄보디아를 포함해 5개국으로 늘었다. 특히 이번 수출을 계기로 UAE, 인도네시아 등 19억 인구를 지닌 이슬람 국가로의 수출을 본격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경석 농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은 “전세계적으로 K푸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우가 프리미엄 소고기로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로 수출을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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