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로 뻗어나가는 한국 쌀… 식량난 해결 ‘구원 등판’ [농어촌이 미래다-그린라이프]

안용성 2023. 6. 2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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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이스벨트’ 프로젝트 본격 추진
현지 맞춤형 벼 종자 원조·농업기술 전파
정황근 장관, 기니 방문… 사업 진두지휘
尹대통령도 G7 회의서 “식량위기국 지원”
아프리카 국가 쌀 수입 年 60억달러 수준
쌀 소비 매년 증가 불구 고질적 생산 부족
阿 7개국서 한국형 ODA 브랜드 만들어
정 장관 “아프리카는 발전 잠재력 큰 대륙
농업 분야의 협력 의제 구체화 기회 될 것”
2023년 6개국서 시범사업… 2040t 쌀 생산 예정

우리나라 쌀이 아프리카 식량난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정부는 현지에 맞는 벼 종자 원조와 농업기술 전파로 아프리카에 ‘K라이스벨트’를 구축 중이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아프리카를 방문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K라이스벨트를 통한 식량위기국 지원을 공식화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힘이 실리고 있다. 가루쌀에 이어 정 장관의 두 번째 ‘브랜드 정책’인 K라이스벨트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지난 25일부터 30일까지 서아프리카의 기니와 기니비사우를 방문해 K라이스벨트 등 우리나라 농업기술 전파를 통한 아프리카 식량안보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기니와 기니비사우는 쌀을 주식으로 하지만, 생산량이 소비량에 미치지 못해 많은 양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K라이스벨트 프로젝트를 통해 아프리카에 수확량이 좋은 벼 품종을 보급하고 농업 기반시설과 기술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니뿐 아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도시와 인구 증가 영향으로 매년 쌀 소비량이 6%씩 증가하고 있지만, 고질적인 생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쌀을 주식으로 소비하는 아프리카 국가의 연간 쌀 수입액은 60억달러 수준으로, 주요 외화 손실원이 되고 있다.

정부는 아프리카 쌀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기니를 포함한 가나, 감비아, 세네갈, 우간다, 카메론, 케냐 등 아프리카 7개국에서 K라이스벨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프리카 대륙을 놓고 볼 때 중심부를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는 축에 놓인 나라들이다. 기니비사우는 참관국으로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다.

K라이스벨트는 지난해 정 장관이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 차원에서 기니를 방문한 게 출발점이 됐다. 당시 정 장관은 기니 정부의 쌀 재배 상황을 둘러보고, 우리나라 벼 종자와 쌀 산업을 아프리카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지난 1월 ‘농업분야 공적개발원조(ODA) 추진전략안’을 의결하고, 본격적인 K라이스벨트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한국의 발전 경험을 활용하고 동시에 개도국 발전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한국형 ODA 브랜드가 만들어진 셈이다.

정 장관은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발전 잠재력이 매우 큰 대륙”이라며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만큼 내년도 한-아프리카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농업 분야의 협력 의제를 보다 구체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K라이스벨트 사업을 통해 아프리카 7개국에서 연간 다수확 벼 종자 1만t을 생산·보급해 연간 약 3000만명(2027년 기준)에게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선 올해부터 케냐를 제외한 6개국에 시범사업을 추진해 2040t의 쌀을 생산할 예정이다. 국가별 올해 예상목표량은 세네갈 60t, 감비아 240t, 기니 600t, 가나 300t, 카메룬 240t, 우간다 600t이다.

이를 위해 국가당 50∼100㏊ 규모의 통일형 다수성 벼종자 생산단지 및 재배 인프라를 구축해 농가 보급 체계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아프리카 7개국에 제공할 다수확 품종은 농촌진흥청에서 2017년 개발한 통일벼 ‘이스리-6, 7’이다. 이 품종의 경우 연간 쌀 5∼6t(㏊당)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현지에서 한국의 재배 기술을 적용하면 많게는 7t가량 생산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아프리카 평균 벼 생산량의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국회에서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아프리카 포럼’에 참석해 K라이스벨트 사업을 언급하며 “대아프리카 외교를 기반으로 한 품종개발 및 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지원을 통해 아프리카 식량안보 기여는 물론, 아프리카 현지에서의 우리나라 이미지 제고 또한 기대해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국회아프리카 포럼 의원들과 한·아프리카 외교채널 확장을 위해 다각적인 측면에서 열심히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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