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겨냥 “강대국, 약소국 강압 안 돼”

남중국해서 영유권 주장 등 비판
“평화·안정·항행 자유 유지” 강조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남중국해 등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강압적 활동을 비판하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연례 남중국해 콘퍼런스에서 “크든 작든 모든 국가는 같은 규칙을 따라야 하고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혀선 안 된다”며 “강대국이 약소국을 강압하도록 두는 것은 우리 모두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등을 주장하며 영향력 확대를 추진 중인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 베트남, 필리핀 등과 인접한 남중국해에서 국제법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 주변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하고 영유권을 주장하며 타국 선박이 자유롭게 항행할 권리를 침해한다고 비판해 왔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이날 행사에서도 중국 군함이 베트남 EEZ에서 하는 베트남 자원 개발을 방해하고 중국 항공기가 남중국해 상공의 국제 영공에서 위협적인 비행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러한 원칙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국가들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지역을 둘러싼 미국의 정책을 “각국이 타국의 압박에서 자유로운 상태로 주권을 행사하고 국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남중국해에서 평화와 안정,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는 것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향한 미국의 큰 구상 중 일부”라며 “우리는 역내와 전 세계의 동맹·파트너와 협력해 우리의 하늘과 바다가 국제법에 따라 통치·사용되며 규칙에 기반한 해양 영역 존중에 입각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중국 문제가 인태전략의 일부가 될 수 있지만 이 전략이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최근 방중 기간 양국 간 상업 항공편 비행 횟수를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미·중) 관계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