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 때 검증?…“저감방안 마련 단계”
[KBS 제주] [앵커]
오영훈 도지사가 국토부에 전달할 제2공항에 대한 입장을 고심하는 가운데, 쟁점 해소를 위한 검증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죠.
오 지사는 이 검증을 제주도의 환경영향평가심의 때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가능할까요?
강인희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 결정 이틀 만에 발표된 국토부의 기본계획안, 당시, 오영훈 지사는 도민 결정권을 내세우며 검증을 강조했습니다.
[오영훈/제주도지사/지난 3월 8일 : "우선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내용이 가장 중요하고요. 기본계획 내용이 어떻게 정리됐는지, 지난번과 어떤 차이, 어떻게 보완이 됐는지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넉 달 사이 입장은 바뀌었습니다.
입지와 계획이 타당한지 확인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제기된 쟁점들을 앞으로 있을 환경영향평가 때 살펴보겠다는 겁니다.
[오영훈/제주도지사/지난 26일 : "(환경영향평가) 그 과정에서 제주도가 검증할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고 판단을 해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갈등만 더 키울 거란 예측이 나옵니다.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설명서입니다.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사업 계획이 확정된 뒤 이뤄져 변경이나 취소가 어려워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한계가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도입했다고 명시했습니다.
두 제도의 차이점도 확인해 봤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제도의 적용 시기입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정책과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환경영향평가는 사업 내용이 결정된 뒤 사업 승인과정에 이뤄집니다.
평가 내용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환경영향평가는 사업의 저감방안을 위한 것으로 대안 역시 제한적이라고 명시됐고, 사업자 측 비용부담으로 공정성 확보도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숨골의 가치와 동굴 가능성, 조류 충돌과 서식지 보호 등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제기된 쟁점들을 지금 단계에서 해소하고 가는 게 갈등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조공장/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검증하는 위원회나 협의회가 있으면 좋은데 지금 그걸 판단하는 게 없지 않습니까? (검증) 협의회를 거쳐서 의견을 선별해 계획 수립 기관(국토부)에 전달 한다면 훨씬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2공항 갈등 해결에 진정성을 보이겠다고 약속한 오영훈 도정.
하지만 검증을 강조하고도 지금은 권한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사업 절차만 따라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서경환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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