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도 발 빼는데···" 국내 코로나치료제 개발사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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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MSD)가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몰누피라비르) 유럽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29일 업계와 로이터 등 해외 매체에 따르면 머크(MSD)가 유럽연합(EU)에서 라게브리오의 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지난 2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라게브리오 승인 허가 신청에 반려 의견을 제시하고 머크가 재심사 요청했지만 또다시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따른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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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기준·시장성 하락에 결단국내 코로나 치료사업도 속속 종료
개발 이어가고 있는 기업들 딜레마
머크(MSD)가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몰누피라비르) 유럽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엔데믹 전환으로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 기관이 심사 기준을 까다롭게 하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빅파마조차 발을 빼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고민이 깊어졌다.
29일 업계와 로이터 등 해외 매체에 따르면 머크(MSD)가 유럽연합(EU)에서 라게브리오의 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지난 2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라게브리오 승인 허가 신청에 반려 의견을 제시하고 머크가 재심사 요청했지만 또다시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따른 결정이다. 한국MSD 관계자는 "유감스럽게도 당사는 CHMP의 평가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며 "현재까지는 허가 재신청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은 기존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라게브리오 공급은 변함이 없고, 한국을 포함한 이외 국가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머크의 유럽 정식허가 철회를 두고 엔데믹 전환에 따른 시장의 변화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게브리오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더불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코로나 치료제다. 하지만 팍스로비드보다 효능이 떨어진다고 알려지면서 지난 1분기 매출은 3억 2900만 달러( 5160억 원)로 전년 대비 88% 급감한 상황이다. 한 국내 코로나 치료제 개발사 관계자는 "사망률이나 중증화율을 기준으로 개발됐던 팬데믹 초기와 달리 변이 바이러스가 이어지며 증상 완화 지표로 치료제 임상과 허가 기준이 변화했다"며 "긴급승인이 아닌 임상 데이터를 기존 의약품과 같이 철저히 심사하는 정식 품목허가에서 신규 치료제가 얼마나 차별화된 강점을 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결국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도 신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투입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라며 "코로나 치료제의 시장성이 줄어들어 기대 매출 대비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도 코로나 치료제 관련 사업을 종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셀트리온(068270)은 지난해 1월 국제의약품특허풀(MPP)로부터 라게브리오 복제약 생산 기업으로 선정됐으나 올해 2월 해당 계약을 해지했다. 셀트리온과 함께 복제약 위탁생산(CMO)을 맡은 한미약품(128940)도 올 초 해당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했다.
다만, 틈새시장과 연구 성과 확보를 통한 차기 팬데믹 대비를 목표로 개발 완료까지 정진하는 국내 기업도 남아있다. 일동제약(249420)은 일본 시오노기 제약으로부터 '조코바'의 판권을 확보해 지난 1월 국내 정식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말 국내 긴급사용승인은 무산됐지만, 지난해 11월 긴급승인된 일본에서는 조코바가 4개월 동안 1조 원에 매출을 올린 만큼 아직 팍스로비드에 맞서 시장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신풍제약(019170)은 피라맥스로 글로벌 임상 3상 중으로 내달 중 톱라인 결과가 공개될 전망이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김병준 기자 econ_j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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