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전제조건 ‘정당화 원칙’…정부 “검증 기록 없다” 실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서 안전성보다 먼저 따져봤어야 할 정당성을 검증한 기록이 없다고 29일 인정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기준의 '정당화' 원칙에 맞는지 확인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해양 방류를 결정할) 그 당시에 정부와 일본 사이, 또는 아이에이이에이 사이에 '정당화'나 '최적화'를 놓고 구체적으로 검증 작업을 했느냐는 우리가 갖고 있는 기록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출기준보다 우선 적용돼야 하는 IAEA 원칙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코앞인데도 검증 안돼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서 안전성보다 먼저 따져봤어야 할 정당성을 검증한 기록이 없다고 29일 인정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기준의 ‘정당화’ 원칙에 맞는지 확인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해양 방류를 결정할) 그 당시에 정부와 일본 사이, 또는 아이에이이에이 사이에 ‘정당화’나 ‘최적화’를 놓고 구체적으로 검증 작업을 했느냐는 우리가 갖고 있는 기록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차장은 이어 “아마 대화상으로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문서 형태로 현재까지 파악한 걸로는 (없다는) 그건 인정을 한다”고 덧붙였다.
정당화는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거나 오염수 방류를 하는 것과 같은 방사능 위험을 발생시키는 활동을 할 때, 수반되는 모든 손익을 따져서 이익이 손해보다 클 때만 정당하다고 보는 원칙이다. 국제원자력기구가 ‘최적화’, ‘선량 제한’ 원칙과 함께 방사능 위험을 발생시키는 시설과 활동에 제시한 3가지 기본원칙 가운데 가장 먼저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이 원칙을 적용하려면, 방류 때 편익이 없는 한국과 태평양 섬나라들의 경제·환경적 피해도 손익 평가에 고려해야 한다.
최적화 원칙은 방사능 위험을 유발하는 활동은 합리적으로 달성 가능한 최고 수준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 선량제한 원칙은 앞선 두 원칙을 충족한 뒤 최소한의 안전 확보를 위해 배출허용기준 등을 지켜야 한다는 요구다.
정당화와 최적화 원칙은 앞선 정부에서 특히 강조했던 부분이다. 2019년 9월19일자 관계부처 합동보도자료를 보면, 당시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원자력기구 총회에 참석한 정부 대표단은 원자력기구 사무총장 대행과 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가 두 원칙에 맞춰 검토될 수 있도록 당부했다고 나와 있다.
박 국무차장은 “법령이 있으면 앞에 전문이 있고, 뒤에 조문이 따르고 더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되면 시행령이나 하위 규정에 따르게 된다. (정당화 원칙 등은) 하나의 전문 정도의 의미로 보면 되고 원자력기구가 회원국에 대해서 그런 정신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을 구현하고 검증하기 위한 구체적인 규정은 완성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하지만 원자력기구의 안전기준을 보면 정당화를 포함한 3가지 기본원칙은 최상위 기준인 안전원칙(SF)뿐 아니라 하위 기준인 일반안전요건(GSR)과 일반안전지침(GSG)에도 담겨 있다. 실제 일반안전지침-8(GSG-8)에는 “정당화에 관한 결정은 편익과 손해에 관련될 수 있는 모든 고려사항이 통합될 수 있도록 충분히 높은 정부 수준에서 내려져야 한다. 계획된 피폭 상황에서는 잠재적 피폭으로 인한 위험도 정당화 결정에서 고려돼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적용 방법까지 명시돼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윤, 대규모 장·차관급 인사…‘극우’ ‘검사 출신’ ‘대통령실’ 집중 투하
- 검찰, ‘윤석열 업추비’ 백지 영수증 공개…음식점 이름 무단 삭제
- ‘단군 이래 최대’ 안하무인? 유병호, 감사원장 답변 내용도 ‘좌지우지’
- 프리고진이 폭로한 ‘다극체제’의 실상
- 태어나자마자 1.5m 우리에 갇혀…하늘 처음 본 침팬지 반응 [영상]
- 헌재, 아청법 위반 공무원 자격 ‘박탈’ 위헌…“과도한 제한”
- 윤 “반국가 세력” 운운…극우 유튜버와 다른 게 뭔가
- 최대 91㎜ 쏟아진 서산·태안…장대비 잦아들어 한숨 돌려
- ‘타이타닉 잠수정’ 승객 추정 유해 찾았다…잔해 인양 마무리
- 무개념 ‘그늘막 주차’ 7월부터 신고해요…1분만 있어도 과태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