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만해협 충돌시 경제적 영향 가장 크다"-EIU

제재 대상 포함될 홍콩 다음으로 경제 노출도 커…
"반도체 공급망 붕괴, 장기적으로 한국이 대체국"

대만해협에서의 분쟁 점화 시 경제적 타격이 가장 큰 국가로 한국이 꼽혔다.

28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대만을 둘러싼 갈등: 아시아에서 노출도 측정' 백서에서 대만 해협의 분쟁 발생시 아시아에서 가장 파장이 큰 나라로 필리핀과 일본, 한국을 꼽았다. 호주, 홍콩, 기타 동남아 국가들도 심각한 취약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EIU는 대만에서의 분쟁시 동북아와 동남아 국가들 모두 ICT(정보통신기술) 생산 및 공급망 파괴로 불균형한 충격을 입게 되며, 반도체 공급망에서 대만의 결정적 역할을 대체할 만한 국가가 마땅치 않다고 밝혔다.

백서는 대만에 대한 불안감으로 한국과 일본의 ICT 투자가 촉진되고 첨단 반도체칩에 대한 국제 공동연구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지만 대만을 완전히 대신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EIU는 또 2020년대 대부분에 걸쳐 가장 빠르게 성장할 지역은 아시아이며, 이 때문에 대만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기업들이 아시아에서 반도체 공급망을 대규모로 이동하려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관련기관들도 대만 분쟁에 따른 충격을 당장 피하는데 주력하기보다는 완화할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일본, 필리핀 등 붉은 색 국가가 대만 분쟁시 노출도가 큰 나라들이다. /사진=EIU 백서

EIU는 필리핀과 일본, 한국이 지정학적으로 대만 해협에 가깝고 중국과의 무역 의존도가 높은 데다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역할이 대만 분쟁시 고위험 요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군대가 주둔하는 점을 중국의 선제적 공격에 이들 3개국이 취약한 주요 이유로 들었다.

홍콩, 베트남, 태국, 호주, 말레이시아도 대만 분쟁시 피해에 심각하게 노출된 지역들이다. 홍콩의 경우 물리적 파괴 리스크보다 중국에 대한 서방의 경제, 금융, 투자에 대한 제재에 따른 위험에 더 노출돼있다. 대만과의 분쟁은 상당 인구 유출과 자본 흐름의 가파른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베트남과 태국, 싱가포르는 중국과의 광범위한 무역 교역과 대만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로 인해 위험에 노출돼있다.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대만해협에서 적대 행위가 발생하고 남중국해 분쟁이 점화되면 중국과 잠재적인 분쟁에 노출될 수 있다.

백서는 대만 분쟁에 경제적인 노출도가 가장 큰 지역으로 홍콩에 이어 한국을 꼽았다. '국가' 단위로는 한국이 경제적 노출도가 가장 큰 나라다.

지리정치적 노출도가 가장 큰 나라로는 일본이 1위, 필리핀이 2위, 한국은 3위였다. 전체적인 노출도는 필리핀, 일본, 한국 순으로 높게 조사됐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