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 사태' 라덕연, 첫 재판서 "시세조종 안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무등록 투자일임업은 인정
투자모집책 병원장 내주 기소

뉴스1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주범으로 꼽히는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사진) 등 3인방이 첫 재판에서 시세조종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정도성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10시 30분께 라 대표 일당 6명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재판에 넘겨진 라 대표와 호안에프지 대표 변모씨(40), 프로골퍼 출신 안모씨(33), 호안에프지 소속 이사 박모씨(38)와 정산실장 장모씨(36), 전 경제 미디어 대표 조모씨(42)는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무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서 라 대표 측은 시세조종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라 대표 측 변호인은 "시세조종으로 오해 받을 주식 매수 지시는 있었으나 시세조종을 한 적 없고 의사도 없었다"며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선정해 가치투자한 것일 뿐, 주식 거래 형태를 보면 대부분이 매수주문이었고 매도주문은 투자자가 정산을 요청할 때 시가에 팔아 정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형 증권사들도 싸게 사고 고점에서 팔아 이득을 챙기는데, 그러한 거래 형태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며 "검찰 측이 어떠한 경우를 통정매매로 봤는지에 대한 내용을 증거기록에서 찾을 수 없어서 이 부분을 보완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무등록 투자일임업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라 대표 측은 "시세조종 부분은 무죄를 주장하기 때문에, 무등록 투자일임업 관련 범죄 수익만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등록 투자일임업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포함된 게 지난해 1월 4일"이라며 "그 전에 은닉된 수익은 제외시켜야 한다는 것이 변호인 측 입장"이라고 했다.

변씨 측은 라 대표와 마찬가지로 시세조종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한편, 범죄수익은닉규제법 혐의 일부만 인정했다. 또 전 프로골퍼 안씨의 경우 무등록 투자일임업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재판부는 향후 시세조종에 의한 부당이득 취득 부분을 집중 심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장씨, 박씨, 조씨 측 변호인은 증거 기록 등사 등을 이유로 공소사실 의견을 다음 기일에 밝힐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수익금 약정 등을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투자금 수천억원으로 통정매매 방법을 거쳐 삼천리·다우데이터 등 8개 상장기업의 주식을 시세조종해 7305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와 변씨, 안씨를 지난달 26일 구속 기소한 데 이어, 지난 19일 공범인 장씨·박씨·조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구속 수사 중인 투자자 모집책 혐의를 받는 병원장 주모씨(50) 등을 내달 초 기소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