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자’들이 제일 먼저 도망쳤다…‘사상누각’ 러시아의 민낯
28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비행 트래킹(추적) 데이터를 통해 러시아의 엘리트 최소 3명과 연관이 있는 전용기가 반란 당일인 24일 황급히 수도 모스크바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러시아의 주요 기업인 2인과 고위 정부 관료 1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드미트리 구세프 러시아 의회 부의장은 최근 관련 항공기관에 이들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푸틴 체제에서도 반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러시아 엘리트들이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로이터가 접촉한 10여명의 엘리트는 안전에 위협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반란은 끝났지만,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신 등 후폭풍도 상당하다. 러시아의 한 엘리트는 블룸버그에 “푸틴 대통령이 반란 사태를 마무리짓는 과정이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할 때보다 더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고위 소식통은 “누구나 마음 먹으면 반란을 통해 러시아 전체를 구겨 놓을 수 있다는 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엘리트들의 모스크바 탈출은 진행 중이다. 러시아의 또다른 고위 소식통은 “적지 않은 수가 가족들을 모스크바에서 탈출시킬 계획을 서둘러 세우고 있다”며 “반란이 진행된 속도와 그 무게감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엘리트들 사이 분위기에 대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해 러시아 내부 균열이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숙청’ 공포도 엘리트들이 러시아를 탈출하려는 이유다. 엘리트들은 푸틴 대통령이 최측근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는 굴욕감과 분노 때문에 엘리트에 대한 충성심 검증에 나서고, 충성심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제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의 한 고위층은 “푸틴 대통령은 누가 자신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는지 들여다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란 당일 서민들도 모스크바를 뜨려고 했다. 모스크바에서 빠져 나가는 항공편에 대한 수요가 반란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급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24일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가는 직항 항공편은 모두 매진됐다.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가는 항공권 가격은 반란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과 비교해 4배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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