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악역… '악마들' 장동윤의 새 얼굴 [인터뷰]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순둥한 이미지 때문에… 악역이 잘 안 들어오더라고요.”

배우 장동윤이 영화 ‘악마들’(감독 김재훈)을 통해 데뷔 첫 악역에 도전장을 던졌다. 똘망 똘망한 눈망울과 인간미 넘치는 매력으로 그동안 선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장동윤은 ‘악마들’을 통해 피도 눈물도 없는 사이코패스 살인마 진혁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를 펼쳤다. 오랜 시간 바라온 악역이란 점에서 장동윤에겐 특별한 작품이자 캐릭터로 남을 듯했다.

장동윤은 2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비슷한 연기를 반복해서 하는 건 배우에게 유리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악역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와중에 ‘악마들’ 출연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도 재밌었고 캐릭터도 파격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며 “작품 흥행도 중요하지만 배우로서 캐릭터와 연기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악마들’은 검거의 순간 서로의 몸이 바뀐 희대의 살인마 진혁과 형사 재환, 둘의 대결을 그린 바디체인지 액션 스릴러다. 청량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장동윤은 희대의 연쇄살인마 진혁으로, 영화와 드라마·연극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오대환이 형사 재환을 맡았다.

바디체인지를 소재로 한 만큼 장동윤은 형사와 살인마를 넘나드는 1인 2역까지 소화해야 했다. 첫 악역에, 형사와 살인마 두 캐릭터를 넘나드는 연기까지 펼쳐야 했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상당했을 듯했다.

장동윤은 “살인마에서 형사로 바디체인지가 됐다고 해서, (바디체인지 이후) 굳이 형사의 말투나 행동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흉내를 내면 진부하거나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내 스타일대로 (바디체인지가 된 느낌을 가미해) 형사 재환을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살인마 진혁을 연기할 땐 일부러 캐릭터를 의식하면서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장동윤은 “서사도 없고 살인의 동기나 목적도 없는 살인마여서 처음엔 몰입하기 쉽지 않았다”며 “의식해서 연기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캐릭터가 벗겨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도 가끔 카메라 속 내 모습을 보고 착해 보인다고 하셔서, 항상 캐릭터를 의식하고 힘을 줘서 연기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장동윤은 또 “신체적이나 외향적인 모습을 바꾸는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기에 임할 때마다 항상 광기 어린 눈빛, 거친 말투, 목소리에도 신경을 써가면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그 때문일까. 장동윤이 연기한 진혁은 지금껏 스크린에서 만났던 살인마 캐릭터와는 확연히 달랐다. 광기의 끝을 신랄하게 보여줬고, 바디체인지 이후에는 형사인지 살인마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두 인물을 소름돋게 소화했다. 특히 극 후반부에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선사하며 극한의 쾌감을 선사했다. 마치 장동윤에게 놀아난 것처럼, 106분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은 그의 연기 퍼레이드에 푹 빠져들어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영화에 담긴 것보다 잔인한 장면이 많았고, 고어한 요소만 강조될까 봐 걱정이 컸어요. 하지만 완성된 작품을 보니 영화를 몰입해서 볼 수 있도록 편집이 잘 된 것 같아요. 이런 장르를 좋아하시는 관객께선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잘 나온 것 같고요. 그저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동윤의 첫 악역 연기가 담긴 ‘악마들’은 7월 5일 개봉한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