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5주년 기획: 게이미피케이션④] 게이미피케이션 전도사 김태규 원장 인터뷰

이학범 2023. 6. 2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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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게임 창간 15주년을 맞아 특별한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게임적 요소를 일상에 적용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의 이론과 실 적용 사례, 전문가 인터뷰까지 다양한 내용을 연재 기획을 통해 독자분들께 전달할 예정입니다. < 편집자주 >

흔히 20대에서 30대까지를 지칭하는 'MZ세대'의 이직률이 45.5%에 달한다는 통계청 결과가 발표됐다. 취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맞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도 원하는 인재를 찾는 일은 어렵다. AI가 이력서나 지원자의 특성을 검사하는 방법도 시도되지만 그마저도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채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인물이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채용 과정을 유용하고, 효율적이며, 무엇보다 객관적인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MZ세대'의 이직 또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단언했다. 14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국게임화연구원에서 김태규 원장을 만나 게이미피케이션 채용 방법에 대해서 물었다.

김태규 원장은 오래 전부터 게임 업계에 몸담으면서 게임 IP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그는 게임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실제로 게임이 현실 속 문제를 해결하고, 삶에 도움이 되는 방안이 없을지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말했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시도는 게임 속 즐거움을 그대로 현실로 옮기는 작업이다. 게임 굿즈를 움직이거나 목소리를 내게 만드는 등 오프라인에서도 게임 속 환경을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증강현실(AR)을 통해 오프라인 카드 게임을 모바일 앱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한국게임화연구원 김태규 원장.
그러던 중 게이미피케이션을 접하게 됐다. 그는 "게임의 여러 측면 중에서 국내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의 해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해외에서는 '긍정적인 경험의 창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현실 속 삶에 적용하려는 시도"라고 소개했다.

그가 주목한 이론은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의 긍정심리학이다.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이란 '행위에 깊게 빠져서 시간의 흐름과 자아를 잊게 되는 순간'이라 정의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과 풀어야 할 문제의 수준이 대등할 때 몰입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채용에 게이미피케이션이 도입된 이유가 바로 몰입을 위해서다. 어느 단계에서 면접자가 몰입에 도달하는지 게임을 통해 분석하고, 면접자가 방어기제를 자연스럽게 풀도록 유도한다. 게임을 활용한 자연스러운 위기 상황으로 압박 면접 등의 위기 상황 대처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게이미피케이션 채용 솔루션 '벤치마크 게임즈'와 '오위위'.
한국게임화연구원은 현재 '벤치마크 게임즈(Benchmark Games)'의 게이미피케이션 채용 솔루션과 '오위위(Owiwi)' 게이미피케이션 채용 프로세스 두 가지를 서비스하고 있다. 두 서비스 모두 게임을 통해 채용 과정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만든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김태규 원장은 "한국 게임시장의 눈높이에서 그래픽이나 게임성이 뒤쳐지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다"고 처음 게이미피케이션 채용 솔루션을 접했을 때를 회상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본질"이라며, "피어슨 이론 등 다양한 이론을 통해 만들어진 통계학 수치와 게임을 통해 2~3000개의 데이터를 한번에 수집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며 게이미피케이션 솔루션의 이점을 설명했다.

김태규 원장은 '벤치마크 게임즈'를 테슬라(Tesla),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 아마존(Amazon) 등 대형 회사들에서 채용 과정으로 사용 중이며, '오위위'도 코카콜라(Coca-Cola), 오테(OTE) 등 다양한 회사에서 사용하는 게이미피케이션 채용 방법이라 설명했다. 그는 해당 솔루션을 활용한 고성과자 전환율이 약 90%에 달할 뿐 아니라, 회사의 재구매율도 90%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방법을 사용하는 해외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이력서를 먼저 받지 않는다. 게임을 통해 회사가 원하는 역량과 잠재력을 확인한 후, 면접자에게 이력서를 요청한다. 게임 자체도 약 30분 내외의 짧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채용 과정을 효율적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김태규 원장은 게이미피케이션 채용 방법이 'MZ세대'의 이직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MZ세대의 이직은 업무의 난이도와 숙련도 간의 밸런스가 맞춰지지 않은 문제"라며, "데이터를 통한 업무 배정으로 맞춤 직무와 업무를 맡길 수 있기 때문에 업무 정착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게임화연구원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 채용 방법 외에도 출판, 매체, 국제 컨퍼런스 개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게임화 정착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화 관련 교육을 대학원 및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각기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게임화 전략을 논의하는 세미나와 연구회도 준비 중이다. 김태규 원장은 "다른 분야에서도 게임이 가진 힘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 다함께 모여서 논의하고 아이디어를 낼 때, 비로소 다음 세대를 위한 게임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추진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태규 원장은 "게임산업이 다양한 분야와 융합을 통해 확장할 시대가 왔다"라며, "앞으로도 게임의 긍정적인 힘을 현실 속 삶에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국내 게임화 정착에 힘쓸 것"이라 말했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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