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온 건지 떠나갈 건지…청동에 실은 여정 [e갤러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린 코끼리가 여린 가지에 올라 있다.
코끼리·고래 같은 동물, 또 사람의 형상으로, 아니면 기차나 배 등 탈것을 등장시켜 떠나고 싶은 꿈을 대신 입히는 거다.
코끼리 발밑을 내려다보게 한 '여정'(2023)까지 말이다.
그나저나 저 코끼리는 언제쯤 둥근 길을 다 도는 긴 여정을 마무리할 건가.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딱딱한 무형재료에 입힌 낭만적인 스토리
대리석·청동 등 강한 성질 순하게 다스려
오랜 화두 '여정' 테마로 빚은 서정적 조각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어린 코끼리가 여린 가지에 올라 있다. 그렇다고 마냥 위태로워 보이진 않는다. 제법 탄탄한 가지를 발밑에 두고 있으니. 그저 더 넓고 더 높은 곳으로 향하겠구나 싶을 뿐이다.
작가 김근배(54)는 대리석이나 현무암, 청동 등 강한 성질을 다스려 서정성이 물씬 풍기는 조각품으로 만든다. 그저 부드럽게 보이도록 원재료를 변형시키는 것만도 아니다. 순하고 따뜻한 형체를 뽑아내고 날렵한 색을 입히는 작업 모두다. 한 가지가 더 있다. 딱딱한 무형의 재료에 제법 낭만적인 스토리를 입혀내는 일까지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바탕이 됐단다. “드넓은 평야와 정미소가 호기심의 장소”였다는데, 멀리 떠나거나 뚝딱 뽑아내는 일의 자유로움을 일찌감치 체득했다고 할까.
그 한 갈래로, 여행의 단순치 않은 과정을 의미하는 ‘여정’은 작가의 오랜 화두가 됐다. 코끼리·고래 같은 동물, 또 사람의 형상으로, 아니면 기차나 배 등 탈것을 등장시켜 떠나고 싶은 꿈을 대신 입히는 거다. 코끼리 발밑을 내려다보게 한 ‘여정’(2023)까지 말이다.
그나저나 저 코끼리는 언제쯤 둥근 길을 다 도는 긴 여정을 마무리할 건가. 아닌가. 이미 돌아온 건가.
7월 1일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146번길 헤드비갤러리서 김순철과 여는 2인전 ‘여전히, 파도 그리고 다시’(Still, Wave and Again)에서 볼 수 있다.
오현주 (euanoh@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는 왜 취소 버튼이 없나요[궁즉답]
- 70대 역주행에 버스 급정거, 애꿎은 화물차 운전자 사망
- 서울대 연구에 외신도 주목한 ‘지구 자전축 기운 이유’
- "WHO, 아스파탐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 예정"
- 바이든, “숨 못 쉬어서” 얼굴 줄자국에 말실수까지… 건강 우려
- 이정재 측 "탑 '오징어 게임2' 캐스팅 관여 사실 아냐" [공식]
- “왜 기분 나쁘게 쳐다봐?” 어머니 폭행한 30대 아들, 징역 2년
- “아인슈타인이 또 옳았다”...배경 중력파 최초 관측
- 7월부터 영화관람료도 소득공제 된다…팝콘·음료 적용안돼
- 황의조 "사생활 관련 불법적인 행동한 사실 없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