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열흘 만에 인양된 타이탄 잔해... 사고 원인 실마리 풀릴까
대서양 심해에서 내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타이태닉 탐사용 잠수정 ‘타이탄’의 잔해가 28일(현지 시각) 인양됐다. 잔해 속에는 탑승객으로 추정되는 유해도 발견됐다. 1912년 침몰한 초호화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관광하기 위해 출항했다가 실종된 지 열흘 만이다.
CNN,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캐나다 해안경비대는 해양 탐사선 호라이즌 아크틱이 수거한 잔해를 뉴펀들랜드의 세인트존스 항구에서 인양했다고 밝혔다. 호라이즌 아크틱은 타이탄 실종 이후 인근 바다로 나가 원격조종차량으로 타이태닉 인근 해저를 수색했다.
이날 인양된 타이탄 잔해는 사고 당시에 잠수정이 받았을 압력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처참히 찢겨져 있었다. 해안경비대는 이송 과정에서 하얀색 방수포로 잔해를 가렸지만 찌그러진 구조물과 그 틈으로 구불구불 삐져나온 전선, 기계장치들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이날 옮겨진 잔해는 크게 다섯 점이다. 캐나다 해안경비대는 6.7m 길이 선체의 측벽과 해저면에 착륙 때 쓰이는 랜딩 스키드 등 잠수정의 상당 부분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타이태닉호 뱃머리에서 488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테일콘(선체 꼬리 부분에 배기 목적으로 다는 원뿔형 구조물)도 이날 육지로 옮겨졌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당시 이 테일콘 조각을 바탕으로 잠수정 탑승자들이 사망했을 것을 추정했다.
이날 발견된 잔해는 타이탄호의 사고 원인을 밝혀내는 데 쓰일 예정이다. 타이탄은 운영업체인 오션게이트가 충분한 안전 검증을 거치지 않고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캐나다 해안경비대는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캐나다 교통안전위원회와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파키스탄 등 각국 출신의 탑승객이 사망한 만큼, 여러 국가에서 조사 인원이 파견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해양연구소 전문가를 인용해 잔해에서 선체의 고장지점, 타이탄의 재료인 탄소 섬유와 티타늄 조각이 제대로 연결됐는지, 전자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조사가 비행기의 블랙박스 분석처럼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가디언은 “심해 선박에 탑재된 하드 드라이브, 음파 탐지기 영상, 카메라 등 여러 곳에 데이터를 기록한다”면서도 “문제는 타이탄에 재난에 대비한 중앙 데이터 기록장치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한 법적 분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런던대 해양연구책임자 존 칼튼은 “승객이 서명해야 하는 면책 조항이 여러 개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책임 문제 해결에는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릴 수 있다”며 “사고가 공해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관할권 또한 까다로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다. WP는 “심해에 있는 잔해를 수색하는 작업의 최종 비용을 누가 댈 것인지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며 “통상 배가 침몰할 경우 구조 작업에 대한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 권장되지만 심해의 잔해를 인양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드는 만큼 오션게이트가 그 비용을 지불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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