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대곡-소사선' 개통식에 야당 정치인 배제…野 "대통령경호실 통보라고 들어"

허주열 2023. 6. 2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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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선 연장구간 개통식, 7년 공들인 야당 정치인 배제 논란
민주당 "대곡-소사선 개통 성과 與 몰아주기 사전선거운동?"

국토교통부가 오는 30일로 예정된 서해선 '대곡-소사구간' 개통식에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야당 국회의원들의 '참석 불가'를 통보한 것을 두고 29일 국회 국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국토교통부가 오는 30일로 예정된 서해선 '대곡-소사구간' 개통식에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야당 국회의원들의 '참석 불가'를 통보한 것을 두고 야당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경기 고양갑)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향해 "제가 4선 의원을 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 이 자리에서 확인이 필요해 말씀을 드린다"며 "서해선 대곡- 소사구간 개통(7월 1일)은 고양·부천시민들이 10년을 기다린 것이다. 내일 개통식이 마침 제 지역구인 고양갑에 있어서 당연히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초청받은 다음 날 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국토부 주관 행사로 아는데, 제 초청이 왜 취소됐는지, 누가 결정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원 장관은 "제가 국토부 주관인지도 몰라서"라며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심 의원은 "국토부 주관인데 (장관도 내일 개통식에 참석하는데, 야당 의원을 배제한 이유를) 모른다고요? 저뿐만 아니라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못 오게 하고, 고양을, 부천지역 (야당) 의원들도 전부 못 오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경우를 처음 겪는데 주무장관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고 재차 질의했다.

원 장관은 거듭된 질문에 "차관이 답변해야 할 것 같다"며 답변을 미뤘고, 국토부 차관은 "아직 행사 내용이 최종 확정이 된 게 아니다"라며 "당초 준비하기는 지역주민, 공사 관계자가 주인공이 콘셉트"라고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이에 심 의원은 "지난 10년간 대곡-소사구간을 개통하기 위해 고양시와 부천시 (야당) 의원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 광역철도를 일반철도로 바꾸고, 지역분담금을 조정하고, 국비 425억 원을 만들어 내기 위해 애를 썼던 사람들"이라며 "저도 애를 쓴 사람 중 하나고 제 지역구에서 개통식이 열리는데 제 참석을 누가 가로막나"라고 다시 물었지만, 원 장관 등은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대곡역이 지역구에 포함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을)도 "대통령이 내일 (개통식) 행사에 참석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할 수 있어서 신상자료를 대통령실로 제출했다. 그런데 갑자기 취소 통보를 받고 나서 국토부 측에 확인했더니 '대통령 경호실 측에서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야당 의원) 참석을 취소하라고 통보했다'고 국토부 직원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국민의힘 측 당협위원장들은 (개통식에) 참석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야당 정치인 배제가) '정치적 목적'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안 들 수 있겠나"라고 따졌다.

이에 원 장관은 "세세한 것은 알지 못한다"며 "(심상정·한준호 의원이) 제기한 부분은 제가 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김민기 국토위원장은 "지역구 의원 등을 초청한 후 취소를 하는 문제는 결코 작은 일이 아니라 큰 일"이라며 "상식적이지 않으며, 이런 행사들이 주먹구구식으로 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원 장관은 거듭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제가 환영하겠다. (야당 의원들 개통식에) 오시라"며 "바로잡는 게 중요하지 이것 저것 따질 게 뭐가 있겠냐. 어깨띠를 매고 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국토부가 내일 대곡-소사선 개통식에 의도적으로 야당 국회의원들을 배제해서 여당 관계자들만 참석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며 "정말 치졸하고 옹졸하기 짝이 없다"고 질타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대곡-소사선 개통은 2015년부터 민주당과 정의당 국회의원들이 예산을 확보하고 노력해서 만든 성과"라며 "그런데도 야당 의원들을 배제하고 여당 당협위원장들만 대동해서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인데,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혹시 내년 총선을 위해 여당 당협위원장들에게 대곡-소사선 개통의 성과를 몰아주기 위한 사전선거운동인가"라며 "국토부 관계자는 '위에서 결정한 거라 어쩔 수 없다'며 멘붕에 빠졌다고 한다. 그런데 국토부보다 더 위라고 하면 대통령실밖에 더 있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비상식적인 결정을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라고 권고했다.

한편 지난 2016년 착공된 대곡-소사선은 대곡역(지하철 3호선·경의중앙선), 능곡역(경의중앙선)을 거쳐 이번에 신설된 김포공항역·원종역·부천종합운동장역, 부천 소사까지 총길이 18.3㎞를 잇는 구간으로 개통 시 수도권 서북-서남지역 시민들의 이동 편의 및 시간이 크게 단축될 예정이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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