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경제력 받쳐줘야 수도권 능가… K-켄달 스퀘어로 대전 과학도시 완성"
'대덕특구' 재창조 사업 준비… "기업하기 더 좋은도시 만들것"
'취임 1주년' 맞은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최근 대만 신주과학단지를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대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KAIST, 충남대 등 지역의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잡아 정착할 수 있도록 '기업하기 더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쏟겠습니다."
이장우(58·사진) 대전광역시장은 취임 1년을 맞아 디지털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만 신주과학단지는 그야말로 반도체 도시다.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TSMC라는 세계적인 기업이 있다 보니 지역의 우수한 학생들이 지역에 정착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탄탄한 산업 생태계 위에서 지역민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도 높다.
이 시장의 목표는 대전을 서울과 수도권 이상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임기 동안 실현하고자 하는 대전의 컨셉트는 '과학수도·일류경제도시'다.
그는 "대전을 서울과 수도권을 뛰어넘는 '일류경제도시'로 만들겠다. 삶의 질이 높고 좋은 일자리가 많아 여가를 즐기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그런 도시"라면서 "그러기 위해 좋은 기업을 더 많이 유치해 우수한 지역 인재들이 대전을 떠나지 않고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 생태계를 만드는 데 시정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대전 동구청장과 19대·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으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선 8기 대전시장으로 당선됐다. 지방정부와 중앙 정치무대를 두루 경험한 그는 특유의 강한 추진력과 정치력을 발휘해 지난 1년 동안 과감한 시정 혁신을 실천에 옮겼다. 취임 1년 밖에 안 된 시점에서 현안·숙업사업 해결과 시민들이 체감하는 굵직한 성과를 내놓고 있다.
지난 1년 간 '이장우표 성과'는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160만평 지정, 글로벌 바이오 기업인 독일 머크사의 투자 유치, 방위사업청의 대전 이전 확정 등을 꼽을 수 있다. 방사청은 청장을 포함한 직원들이 최근 1차로 이사를 시작했다. 연간 예산 16조7000억원, 1600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방사청의 대전 이전을 단기간 내에 이끌어낸 것은 이 시장의 강한 추진력과 정치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 시장은 "무기력했던 도시의 체질을 바꾸려면 시민들이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며 "대전이 서울과 수도권을 능가하는 도시가 되려면 무엇보다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일류경제도시 대전'을 시정 슬로건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슬로건은 하나씩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산업단지 지정 이후 260개 기업이 입주 의향을 밝혀왔고, 타 지역에 소재한 기업들의 입주 문의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국내 대표적인 배터리 제조기업인 SK온으로부터 47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의 활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과학·산업 기반의 혁신 생태계 조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정부가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을 위해 대덕특구에 'K-켄달 스퀘어'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데 대해 이 시장의 기대가 크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MIT를 중심으로 첨단 기술기업과 연구소 등이 밀집해 지구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1스퀘어 마일'로 불리는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인 '켄달 스퀘어'를 벤치마킹한 것이 K-켄달 스퀘어다.
이 시장은 "옛 쌍용연구소 부지와 출연연 유휴 부지 등을 고밀화해 유성구 가정로 일원에 'K-켄달 스퀘어'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K-켄달 스퀘어 조성과 역대 최대 규모의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우주산업 클러스터 연구·인재개발 특화지구, 방사청 대전 이전 등을 통해 대전의 취약한 경제구조를 탈피해 '과학산업 혁신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조성 50주년을 맞은 대덕특구가 세계 초일류 혁신 클러스터이자 명실상부한 과학수도로 발돋움하도록 중앙정부와의 협력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이 시장은 취임 이후 정기적으로 대덕특구 출연연 현장을 직접 방문해 협력방안을 찾고 있다. 대전 시민을 위해 출연연 주말 개방행사를 통해 대덕특구와 대전시 간 접점도 넓히고 있다. 일류경제도시 실현의 성장엔진을 대덕특구와 협업해 찾겠다는 전략이다.
이 시장은 "대덕특구는 지난 50년 간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의 주역이자 과학도시 대전시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 대덕특구를 일터와 주거, 재미가 공존하는 '첨단산업 도심형 혁신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고, K-켄달 스퀘어 조성을 계기로 과학과 산업, 경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출연연이 겪는 공간 노후화 및 부족현상 해결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용적률과 고도제한 완화 등 대덕특구의 규제완화를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대덕특구의 미래 50주년을 준비하고, 과학수도 위용을 더욱 다지기 위한 대덕특구 재창조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 시장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정부가 지금보다 더 강력한 과학기술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덕특구의 우수한 과학기술 역량이 미래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국가 부(富) 창출과 기술주권 확립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대덕특구 과학자에 대한 처우 개선과 세계적 석학 유치를 위해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정부의 투자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지난 민선 8기 1년이 대전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길을 여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그동안 쌓은 성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과학수도·일류경제도시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겠다"고 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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