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영아 방지 ‘출생통보제’, 국회 본회의 통과할 듯

국회 법사위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의결
의료기관, 심평원 거쳐 지자체에 출생 사실 알려야
"병원 밖 출산 등 사각지대 막으려면 보호출산제도 필요"

아기가 태어난 병원에서 출생사실을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하는 ‘출생통보제’가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투데이

아기가 태어난 병원에서 출생사실을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하는 ‘출생통보제’가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관련 법 도입을 위한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의료기관장은 출생일로부터 14일 안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출생 사실을 알려야 한다. 출생일로부터 한달 이내에 출생신고가 되지 않으면 시·읍·면장은 친모 등 신고 의무자에게 7일 안에 출생신고를 하도록 통지한다. 이후에도 신고가 되지 않으면 법원허가를 받아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다만 의료기관에서 출생통보를 하지 않았을 경우 처벌 조항은 적시하지 않았다.

출생통보제 입법 논의는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등 출생신고가 누락된 영아가 살해·유기되는 사건이 잇따르자 급물살을 탔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5~2022년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안된 아동은 223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2021년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40명으로 이 가운데 1세 미만 아동은 13명에 달한다.

여야 모두 입법 시급성에 공감대를 이룬 만큼, 개정안은 30일 국회 본회의에서도 무난히 처리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아울러 여야 법사위원들은 익명으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보호출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출생통보제만 시행되면 병원 밖에서 출산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두 제도를 동시에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도입을 위한 특별법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병원 밖 출산 증가 등 사각지대 발생 우려와 관련해 미혼모 입양아 등의 입장이 반영된 보호출산제가 보완적으로 마련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