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갑질에 극단 선택' 강남 경비원 집회 허용…집행정지 신청 기각

"집회로 업무 직접적으로 방해됐다고 보기 부족"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70대 아파트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위를 중단시킬 이유가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전보성)는 강남 대치동의 아파트 관리소장 A씨가 전 경비대장 이모씨와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노조) 조직부장 박모씨를 상대로 낸 접근금지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이날 기각했다.

재판부는 "집회의 횟수, 방법, 내용 등 제반 사정에 비춰 채권자(A씨)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집회로 인해 업무가 직접적으로 방해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단지에 게시된 '갑질하는 관리소장', '경비원 죽게 만든 관리소장' 등의 현수막을 두고도 "채권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사건 경위와 호소문, 표현의 수위 등을 보면 명예를 훼손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파트 경비원으로 10년 넘게 일한 70대 박모씨는 올해 3월14일 오전 "관리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취지의 유서를 동료들에게 보내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비 대장이었던 박씨는 사고 사흘 전 일반 경비원으로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등은 지난 4월부터 관리소장의 부당한 인사조치와 직원들에게 인격적 모멸감을 주는 행위가 사고의 발단이 됐다며 관리소장 해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A씨는 지난 5월 자신의 명예 실추와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업무 방해, 아파트 주민들의 사생활 침해를 주장하며 아파트 50m이내의 집회·시위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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