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영웅' 장미란 깜짝 발탁···첫 여성 외교부 차관에 오영주

주재현 기자 2023. 6. 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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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집권 2년 차 첫 개각으로 내정한 신임 차관 중 장미란 용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포함돼 화제가 됐다.

장 교수는 이날 기준 만 39세여서 윤석열 정부의 유일한 30대 차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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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부서 中 11곳 차관 교체
대통령실 "장차관, 실무·이론 겸비"
野 "정부를 검찰청 운영하듯" 비난
장미란 용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사진 제공=대통령실
[서울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집권 2년 차 첫 개각으로 내정한 신임 차관 중 장미란 용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포함돼 화제가 됐다. 장 교수는 이날 기준 만 39세여서 윤석열 정부의 유일한 30대 차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장 교수가 포함된 인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 교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당시 세계 챔피언이던 중국의 탕궁훙 선수와 접전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장 교수는 2005년부터 3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는가 하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해 한국 역도계의 전설로 기록됐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함께 시상대에 올랐던 우크라이나의 올라 코로브카 선수와 카자흐스탄의 마리야 그라보베츠카야 선수 모두 금지 약물 양성반응으로 메달이 박탈되기도 했다. 2008년 메달리스트 중 자격이 있는 선수는 장 교수뿐이었던 셈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장 교수를 문체부 차관으로 임명한 배경에 대해 “장 교수는 다들 알다시피 올림픽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라며 “이후 대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물론 재단을 만들어 후학도 양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장 교수는 2013년 공식 은퇴한 뒤 교수직을 맡으며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을 뿐 아니라 2012년 설립한 장미란재단을 통해 비인기 종목 선수나 스포츠 꿈나무들을 후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4월에는 국가보훈부의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에 참여해 전국의 전몰 순직 군경의 미성년 자녀를 돕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장 교수를 ‘이론과 현장을 다 겸비한 인재’라고 평가하며 “장 교수가 체육 행정을 도맡으면서 우리 체육계에 새바람을 불어넣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자격이 충분히 있다”며 “굉장히 잘한 인선”이라고 추켜세웠다. 하 의원은 “장 교수가 금메달을 딴 직후 만난 적이 있다”며 “당시에도 행정가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고 이후 공익을 위한 활동을 열심히 했다. 인품도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문체부 2차관은 대국민 소통과 함께 체육·관광 분야 업무를 담당한다.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들이 대거 일선 부서 차관으로 임명된 것 외에도 이번 인선에는 부서 내부 승진 사례도 일부 확인된다. 김완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기재부 2차관으로, 오영주 주베트남 대사는 외교부 2차관으로 임명됐다. 오 대사는 외무고시 출신 여성 외교관 차관에 임명된 최초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조정실장 역시 중기부 내부에서 승진한 경우다. 이 외에도 문승현 전 주태국 대사는 통일부 차관에 기용됐다.

한훈 통계청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노동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는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교수가 내정됐다.

장 교수를 포함해 신임 차관급 인사 13명 중 3명이 여성이어서 눈길을 끈다.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중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영 중기부 장관뿐이어서 여성 비중이 작다는 지적이 이어졌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차관급 인선과 관련해 야권 일각에서는 전문성을 문제 삼았다. 차관 인사 상당수의 경력이 소관 업무와 무관하다는 것이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를 두고 “대통령실이 장관을 건너뛰고 직접 부처를 지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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