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건 주되 타자 소홀히 해선 안 돼”…‘뛰는 야구’ 대처 되새긴 SSG

스포츠동아DB

“줄 건 주되 타자를 소홀히 해선 안 되죠.”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전날 LG 트윈스에 도루를 적잖이 허용한 상황들을 돌아봤다. SSG는 28일 도루 5개를 내줬는데, 선발투수 박종훈과 포수 이재원이 배터리를 이룬 5이닝 동안 4개를 허용했다. 김 감독은 “줄 건 주되, 그렇다고 타자와 승부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며 “주자를 아예 신경 쓰지 않을 순 없지만, 비중을 둔다면 타자와 승부에 좀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훈에게는 누상에서 자신을 흔드는 요인이 적잖았지만, 실제로 28일 허용한 도루 중 실점과 직결된 것은 단 1개뿐이었다. 김 감독은 “(박)종훈이의 경우 슬라이드 스텝이 진행되는 시간이 긴 편이다. 그러다 보니 도루를 좀더 허용할 순 있을 테지만, 그 동작을 단축하려다가 도리어 타자를 소홀히 하면 좋은 공을 던질 수 없지 않나. 그럴 바에야 타자에게 좀더 집중해 잡아내는 게 주가 돼야 한다. 난 종훈이가 오랜만에 좋은 투구(5이닝 7탈삼진 1실점)를 보여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SSG는 앞으로도 LG의 ‘뛰는 야구’와 싸워야 한다. 더욱이 시즌 개막 이후 줄곧 선두를 다투는 사이라 전략 싸움이 매우 치열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올 시즌 상대팀에게 뛰는 이미지를 심고, 그로 인해 상대 투수에게 영향을 주는 야구를 표방하고 있다. 상대 투수가 주자를 내보낸 뒤 도루를 의식한다면, 타자에게는 변화구 위주가 아닌 좀더 빠른 승부를 걸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김 감독 역시 LG의 ‘뛰는 야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는 “(김)광현이처럼 슬라이드 스텝이 빠른 투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는 도루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적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제(28일) 같은 경우에는 따로 주문한 내용도 있다. 영업비밀이라서 다 이야기할 순 없다”며 웃더니 “주력이 뛰어나거나 도루에 능한 선수들에게는 줄 건 줄 수 있다. 더욱이 한두 점차로 승부가 날 상황에선 그런 경우가 더 생긴다. 우리도 우리대로 준비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자와 승부에 더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