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통화스왑 100억弗 체결

양국 재무장관회의서 결정
제 3국 인프라 투자 협력도
7년만에 열린 한일 재무장관회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29일 일본 도쿄 재무성에서 열린 제8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국과 일본 재무장관이 7년 만에 만나 외환시장 안전판인 통화스왑 계약을 다시 맺기로 했다. 미국 달러화로 100억달러 규모로, 계약 기간은 3년이다.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복원된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가 화이트리스트 복원에 이어 통화스왑 체결까지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29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 재무성에서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과 제8차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2015년 이후 중단됐던 한일 통화스왑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통화스왑은 급격한 외환 변동 등 유사시에 자국 화폐를 맡기고 미리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에서 통화를 빌려올 수 있도록 규정한 계약이다. 한국은 일본에 원화를 맡기고 위기 시 일본에서 달러를 빌려오는 구조를 구축하며 비상금을 확보하기가 쉬워지게 됐다. 추 부총리는 "한일 통화스왑은 한·미·일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 외환·금융 분야에서 확고한 협력의 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자유시장경제 선진국들 간 유동성 안전망이 우리 금융·외환시장까지 확대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국 수출입은행과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은 제3국 공동 진출 업무협약도 맺었다. 양국 정책금융기관들은 기업이 참여하는 제3국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 개발과 함께 경제안보 공급망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앞으로 재무당국 간 협력을 강화하자며 내년 한국에서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을 놓고 양국이 대립하며 2016년 8월 이후 한동안 열리지 않았다.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3월 한일정상회담을 열며 무역, 경제·금융 등의 분야로 한일 관계가 빠르게 회복됐다.

[김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