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텔과 전쟁'…尹대통령, 개혁 드라이브 위해 '특명 차관' 투입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약 14개월 만에 사실상 첫 개각을 실시하고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의 고삐를 죄었다. 측근을 장관급에 기용하고 대통령실 비서관 5명을 각 부처 차관으로 보내는 등 국정철학을 잘 아는 이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연초부터 강조해온 개혁의 속도감을 위해서다.
그동안의 스타일과는 달리 '역도영웅' 장미란 용인대 교수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 전격 발탁하는 '깜짝 인사'도 나왔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장관급 인사를 최소화하는 대신 차관 인사로 최대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다만 방송통신위원장 인사 발표 등은 남겨둬 적재적소 원칙에 따른 후속 장관급 인사는 다음달 이후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29일 윤 대통령이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발표한 장·차관 인선안에 따르면 이번 개각은 국정 장악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꼭 2년 전 이날(2021년 6월29일) 윤 대통령이 정치선언을 할 때부터 강조한 '자유민주주의 원칙'과 '이권 카르텔 척결'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강직한 인사들을 내세웠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원칙 있는 북핵 대응'을 천명했고 이미 야권에서 적대적 대북관으로 공세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현재 대북정책과 통일전략을 이어가는 데 큰 무리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권익위원장에 내정된 김홍일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이 대검찰정 중수2과장일 때 중수부장이던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전현희 위원장이 마지막까지 버티던 권익위를 윤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신속하게 국정 방향에 맞게 바꿔낼 적임자로 판단됐다.
차관 인사에서는 12명의 부처 차관 교체 중 국토교통부 1, 2차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해양수산부, 환경부 차관에 각각 대통령실 비서관 5명을 승진시켰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에는 강경성 전 산업정책비서관을 보내 부처 장악력을 높였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집권 2년차를 맞이해 개혁동력을 얻기 위해서 부처에 좀 더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가서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들의 핵심 역할은 정권이 바뀐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복지부동하는 관료들을 혁신하고 곳곳에 도사린 이권 카르텔을 부수는 일이다. 주택정책 등을 총괄하기 때문에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으로 인식돼 온 국토부 1차관조차 비관료 출신인 김오진 관리비서관을 발탁한 건 윤 대통령의 이런 인사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차관 승진 대상 비서관들을 불러 "약탈적인 이권 카르텔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맞서 싸워 달라"며 "이를 외면하거나 손잡는 공직자들은 가차 없이 엄단해야 한다. 이 카르텔을, 기득권을 깨는 책임감을 갖고 국민을 위해 국익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는 높이 평가하고 발탁해 줘야 한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 11시부터 점심 식사까지 거르며 약 2시간30분 동안 이들에게 각별한 사명감을 당부했다.
과거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경질 이후 첫 개각이 실시된 가운데 후속 인사도 계속된다. 공석인 방송통신위원장에는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추후 지명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어차피 (자리가) 비어 있으니까 추후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인사도 이어질 수 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국무조정실에 여러 현안이 있는데 후임자가 확정도 안 된 상태에서 서둘러 인사를 낼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교육부의 국립대 사무국장 자리 돌려막기 언론보도로 윤 대통령이 격노했고 이런 점이 인사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추가 장관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년이 지나가니까 앞으로도 혹시 필요한 인사가 있으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보여주기식 깜짝 인사를 지양해온 윤 대통령이 장미란 교수를 차관으로 발탁한 점도 주요 특징이다. 선수로서 교육자로서 모두 성공한 장 차관 내정자는 실력과 인품, 경력 면에서 고루 합격점을 받았을 뿐 아니라 체육계의 세대교체 메시지로도 작용한다. 만 나이 기준으로 30대 장관은 1977년 당시 서석준 경제기획원 차관 이후 46년 만에 처음이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이정재·임세령, 빅뱅 탑 집서 '비밀 데이트'…남다른 인연 재조명 - 머니투데이
- 류지광, 母 빚보증만 두번…"18년동안 시달려, 알바까지 했다" - 머니투데이
- '서프라이즈' 이중성, 연매출 39억 대박…"연기보다 사업이 좋아" - 머니투데이
- 김란영 "위암으로 위 60% 절제→15㎏ 빠져"…뼈만 남은 얼굴 - 머니투데이
- 김용림 "시母, 용돈 드려도 던져"…화냈더니 남편이 한 행동 - 머니투데이
- "학교가 룸살롱이냐" 래커로 도배된 서울여대…학생들 폭발한 이유는 - 머니투데이
- '나혼자 산다' 절반 이상은 비자발적…한달 생활비 128만원·하루 2끼도 안먹어 - 머니투데이
- 조세호 대신 1박2일 남창희 '호평'…퇴근벌칙도 소화 "고정 가자" - 머니투데이
- '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화에 당황한 野…전략 대전환 '고심' - 머니투데이
- 안개 낀 주말 아침 날벼락…삼성동 아파트 충돌한 '헬기' [뉴스속오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