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시골 마을 도로변에서 총소리 ‘탕탕탕’

서귀포경찰서, 동물보호법·총포 등 안전관리 법률 위반 60대 입건
“차량 운전 중 도로 막은 고양이 경적에도 안 비켜 홧김에 총 쏴”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도로를 막은 고양이를 공기총으로 쏴 죽인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귀포경찰서는 동물보호법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일 오전 7시10분께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도로에서 5㎜ 구경 공기총으로 길고양이를 쏴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고양이는 도로 인근 풀 숲에서 새끼 3마리를 키우고 있던 어미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도로 인근에서 거주하던 주민이 '탕'하는 총소리가 수 차례 들리자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도로에서 고양이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사체를 수거해 부검을 진행, 고양이 목 부근에서 5㎜ 납탄을 발견했다.

수사에 착수한 서귀포경찰서는 주변 폐쇄회로CC(TV)와 당일 총기 반출 대장 등을 확인해 A씨를 특정했다. A씨는 지난 27일 경찰서에 출석해 범행을 모두 시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 운전을 하던 중 고양이가 도로를 막고 있었는데, 경적을 울리고 후진을 해도 비키지 않아 화가 나 우발적으로 총을 쐈다.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범행에 사용한 공기총과 또다른 총기 등의 소유권을 포기함에 따라 해당 총기를 압수해 폐기하고 조만간 사건을 마무리해 A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동물사랑 혼디도랑 측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A씨가 풀 숲에 있던 고양이를 유인하기 위해 도로에 먹이 등을 갖다 놓은 뒤 기다렸다가 총을 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yj434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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