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의대 정원 논의 기구 확대 두고 다시 충돌(종합)
정부 "법정기구서 심도 깊은 논의 이뤄질 필요"
의협 "반대에도 강행한 정책 실패…잊지 말아야"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정부와 의료계가 29일 의과대학(의대) 정원 확대 논의 주체를 놓고 다시 충돌했다.
정부는 환자단체 등 다양한 당사자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정부가 2020년 '9·4 의정 합의'를 깨뜨렸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9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소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2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개최했다.
이날 협의체 회의는 의대 정원 확대 논의 대상에 수요자까지 확대한다는 정부의 입장에 의협이 반발하면서 논의가 중단될 위기였으나 예정대로 회의가 진행됐다.
차전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이날 오후 협의체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복지부와 의협은 국민건강 증진과 필수·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해 지난 6월8일 10차 회의에서의 합의 사항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충실한 논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의정 양측은 지난 27일 열린 '의사 인력 수급 체계 전문가 포럼'에서 언급된 내용을 분석한 후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차 과장은 "(의사 인력 수급 추계는) 통계, 보건, 의료가 다 결합된 복잡하고 어려운 논의"라면서 "의협도 정부도 구체적인 분석 후 2주 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의정은 이날 회의에 앞서 의대 정원 확대 현안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복지부는 앞으로도 의료계를 포함해 각 분야의 전문가, 환자단체, 소비자단체 등 정책 수요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형훈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국장)은 "의사 인력의 확충과 배치, 필수 의료에 관련된 정책 대안 마련은 국민의 건강 증진과 보호와 관련된 중요한 정책 결정 사안으로 보건의료기본법상 법정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심의위)를 통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보건의료기본법 제8조를 언급하면서 "국가와 지방 자치단체는 국민의 권리, 의무 등 국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보건의료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려면 이해관계인 등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국민의 참여를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료현안협의체는 그 동안 필수 의료 지원 대책 논의, 분만, 불가항력적인 의료 사고, 국가 보상 등의 성과를 내며 훌륭히 그 역할을 수행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의사 인력의 재배치, 양성 등을 포함한 현안 논의를 지속하고 의료계의 현장 의견을 정책에 합리적으로 반영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의료계는 의대 정원 확대 논의체에 수요자 측도 포함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반대했다. 이들은 정부가 지난 9·4 의정 합의와 그동안의 의료현안협의체 논의 과정을 무효화했다고 주장했다.
의협 측을 대표하는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장은 "의대 정원 문제를 심의위 중심으로 논의하겠다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의 발언은 의협과 의협 회원 모두에게 좌절감과 상실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 27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에 수요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분과위원회를 만들어 의대 정원 논의 주체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의대 정원 문제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정부는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9·4합의는 아직 유효 하느냐"며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정 간 도출된 결과와 조 장관이 말한 '사회적 합의체' 결정이 서로 배치될 경우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한 "조 장관의 발언으로 존재 이유를 상실한 의협과 의료현안협의체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느냐"면서 "협상과 논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다. 지난 9·4 의정합의와 11차례에 걸쳐 논의를 이어오는 협의체가 한낱 공수표로 전락하지 않기를 복지부에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정책 실패와 서남의대 폐교 사례를 언급하며 "의료전문가의 고언을 직역 이기주의로 치부하며 강행한 정책이 주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내년 인턴들이 필수 의료 전공과목에 많은 인원이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일"이라면서 "현재 필수 의료 관련 전문의들이 필요한 분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협의체 제13차 회의는 2주 뒤인 다음 달 13일 오후 3시에 개최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ea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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