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동안 꿈꾸며 보호색 바꾸는 문어

박정연 기자 2023. 6. 29. 17: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문어가 잠자는 동안 피부 보호색을 바꾸는 것은 꿈을 꾸는 증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문어가 서로 다른 수면단계를 거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문어를 통 속에 넣고 통을 두드리며 반응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선 뇌가 발달한 해양무척추동물인 문어가 두 가지 수면단계에 돌입하며 인간처럼 꿈을 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원
눈을 감고 있는 문어. 게티이미지뱅크

문어가 잠자는 동안 피부 보호색을 바꾸는 것은 꿈을 꾸는 증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문어는 인간처럼 여러 수면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샘 래이터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은 문어 30여마리의 뇌 활동을 조사한 결과 얕은 잠과 깊은 잠 두 가지 다른 수면단계를 겪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2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문어에게서 관찰된 뇌 활동 패턴은 인간이나 포유동물이 꿈을 꿀 때 나타나는 패턴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문어가 잠자는 동안 뇌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문어 29마리를 대상으로 문어가 수면을 취하는 동안 어떤 휴식 자세를 취하는지 파악하고 이 시기에 일어나는 뇌의 변화를 관찰했다. 

잠든 문어는 약 1시간 간격으로 호흡 속도가 변화하거나 1분 동안 갑자기 다른 보호색으로 물드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문어가 서로 다른 수면단계를 거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문어를 통 속에 넣고 통을 두드리며 반응을 관찰했다. 잠든 문어는 때로는 시끄러운 소리에 반응을 보였지만 어떤 때는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 문어가 깊은 단계의 수면에 도달했을 때는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은 것이다.

문어가 여러 단계의 수면 과정을 거친다는 사실을 확실히 입증하기 위해 뇌 활동을 관찰하는 실험도 이어졌다. 연구팀은 바늘 모양의 전극을 문어의 뇌에 삽입한 뒤 뇌 신경세포들이 주고 받는 전기화학적 신호인 국소장전위(LFP) 신호를 분석했다. 그 결과 얕은 잠을 잘 때는 깨어있을 때와 유사한 수준의 LFP 신호를 감지했다. 깊은 잠에 빠져들었을 때는 신호의 발생빈도와 지속 시간이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문어가 얕은 잠을 잘 때의 뇌 신호 양상이 인간이 렘(REM)수면을 취할 때 나타나는 뇌 신호 패턴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렘수면은 잠이 들었지만 뇌파가 깨어있을 때와 유사한 수면 단계다. 인간은 렘수면 단계에서 꿈을 꾼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선 뇌가 발달한 해양무척추동물인 문어가 두 가지 수면단계에 돌입하며 인간처럼 꿈을 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무척추동물이 문어처럼 꿈을 꾸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