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도 비교플랫폼…보험사 vs 빅테크, 온도차 크네
손보업계 "표준 API 만들자"···핀테크업계 "제도 실효성 떨어져"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비교, 추천받을 수 있는 ‘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이르면 올해 연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앞두고 보험업계와 핀테크 업계 간 주도권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대형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에 ‘표준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적용하자’는 의견을 제출한 데 이어 보험설계사들은 플랫폼에 ‘자동차보험’만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 전달했다. 반면 핀테크 업계서는 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 제외’, ‘공통 API 개발’ 주장이 시간끌기용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보험설계사들은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행정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서비스 윤곽을 정할 당시, 설계사 및 개인보험 대리점 등 45만명의 보험영업인의 의견을 듣지 않고 패싱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보험 영업 현장에서 마중물처럼 사용되는 자동차보험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면 결국 설계사들의 설 자리가 좁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상훈 보노련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들을 찾아가 자동차보험이 서비스에 포함될 경우 설계사들의 생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고 이후 국회에서 금융위에 시정을 요청하면서 소위에 참석하게 됐다”며 “간담회에서도 설계사 대표로 처음 참석한 게 맞는지, 다른 상품들도 반대하는지 등의 질의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관련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던 자동차보험은 보험사들과 설계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종 취급 상품 목록에 포함됐다. 상품 구조가 단순하고 표준화돼 있어 온라인 판매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자동차보험과 비슷한 성격인 실손의료보험, 여행자보험 등도 비교·추천서비스 상품군에 들어갔다.
자동차보험 포함 여부 이외에도 ‘정보 창구 표준화’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5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은 최근 금융위에 공통된 API를 개발하자는 의견을 냈다. 오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정보를 주고 받는 방법을 정하고 정보 창구 자체를 표준화하자는 것이다. 플랫폼에 과도한 정보가 넘어가지 않게 보험업계가 적극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들의 주력 상품인 장기 인보험, 암보험은 비교·추천서비스에서 다 빠진 상태인데 여기에 자동차보험까지 빠지면, 고객 편의성과 서비스 실효성 측면에서 큰 타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표준API 시스템도 중요 논의 사항이 아닌데 보험업계에서 의견을 제출하면서 갑자기 쟁점화된 것”이라며 “표준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면 연내 서비스는 100%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는 업계간 막판 줄다리기로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당초 금융위는 보험비교·추천 혁신금융서비스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6월말까지 지정을 완료할 방침이었으나, 관련 일정은 7월로 미뤄질 전망이다. 현재 네이버를 비롯 카카오, 토스 등 25여 곳이 금융위에 보험상품 비교추천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한 상태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는 왜 취소 버튼이 없나요[궁즉답]
- 70대 역주행에 버스 급정거, 애꿎은 화물차 운전자 사망
- 서울대 연구에 외신도 주목한 ‘지구 자전축 기운 이유’
- "WHO, 아스파탐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 예정"
- 바이든, “숨 못 쉬어서” 얼굴 줄자국에 말실수까지… 건강 우려
- 이정재 측 "탑 '오징어 게임2' 캐스팅 관여 사실 아냐" [공식]
- “왜 기분 나쁘게 쳐다봐?” 어머니 폭행한 30대 아들, 징역 2년
- “아인슈타인이 또 옳았다”...배경 중력파 최초 관측
- 7월부터 영화관람료도 소득공제 된다…팝콘·음료 적용안돼
- 황의조 "사생활 관련 불법적인 행동한 사실 없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