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지면 식물정권"..여의도 찾은 홍준표 '쓴소리'

윤석열 대통령 국정에 대해 전반적 지지
김기현 당대표에 대해선 아쉬움

홍준표 대구시장(왼쪽)이 29일 서울 여의도 소재 한 호텔에서 열린 '2023 대구투자설명회'를 마치고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내년 총선에서 지면 이 정권은 식물정권이 된다. 어떤 경우라도 이겨야 한다. 가용할 수 있는 인재를 총동원해야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정치 안방'과 같은 서울 여의도를 29일 찾아 내년 총선을 앞둔 정부 여당을 향해 총동원령을 내려야 한다고 이같이 강조했다. 대구투자설명회를 위해 여의도의 한 호텔을 찾은 홍 시장은 이날 직설적인 화법을 다소 누그러 트렸지만 당 대표까지 지냈던 국민의힘에 대한 정치 식견을 여지 없이 드러냈다.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에 대해선 지지를 보냈지만, 김기현 대표가 이끌고 있는 국민의힘 당 지도부에 대해선 불만을 보였다.

그는 "걱정스러운 것은 수도권의 인재 고갈인데, 그나마 남아있던 인재들이 지자체장으로 다 빠졌다"며 "수도권은 당을 보고 뽑아주지 않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사람을 골라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없다는게 제일 걱정"이라고 운을 뗐다.

중진들을 수도권 험지로 출마시키는 것에 대해선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홍 시장은 "3선을 했으니 집으로 가라는건 이해되지만 험지에 가라는 것은 코메디"라며 "영남권 중진들이 서울 강북에서 단 한 명이라도 당선이 되겠나. 그런 식으로 공천하는 것은 사람을 모욕·모독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내년 총선을 위한 공천에 대해선 "지난번처럼만 하지 않으면 된다"며 "지난번에 수도권 자갈밭에 경험도 없는 사람들을 공천해서 참패하지 않았냐"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내년 총선이 윤석열 정권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대선이 워낙 박빙이었다보니 압도적인 지지율로 출발하지 못한 채 1년을 보냈다"며 "총선을 기점으로 (지지율) 상황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총선이 윤석열 정권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시장은 최근 윤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지시에 대해선 동의의사를 표했다.

그는 "한두 문제가 틀리면 학교가 달라지는 판에 킬러문항 배제는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수험생들 사이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추가 질문에 대해선 "킬러문항만 별도로 공부하는 수험생들에게만 혼란이 있는 것 아니냐"며 "특정그룹, 특정단체만 다루는 문제를 내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권을 가리켜 반국가세력이라고 한 것에 대해선 "문 정권 5년간 전방 GP를 파괴하고, 지뢰와 대전차 장애물을 제거해 줬으니 반국가 행동을 한게 아니냐"며 "북한은 그 사이 군사적 역량을 강화했고, 문 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USB를 건네줬는데 거기 무슨 내용이 있는지 밝혀지지도 않았다"고 윤 대통령과 같은 생각임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이 이동관 대통령실 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에 대해선 "민주당에서 반대하면 바람직한 인사다"라며 지지의사를 표했다.

한편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의 사활이 걸려 있는 대구 신공항 사업과 관련해 공동출자법인(SPC)이 설립 되지 못하면 신공항사업이 장기 표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리한 요구를 하면 SPC가 표류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보였다. 그는 다만 LH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두 기관 사이 문제라서 답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홍 시장은 아울러 최근 대구시를 압수수색한 대구경찰과의 갈등에 대해서도 이날 입을 열였다. 그는 "법제처에 과연 집회 신고만 들어오면 제한구역에서도 마음대로 집회 할 수 있는지 해석해주면 된다. (법제처가 허용하면)우리는 발을 빼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법제처에 이번 사안에 대한 유권해석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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