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영아 냉동고 사건’ 친모 살인죄 적용…친부도 방조 혐의 입건

수원=이경진 기자 2023. 6. 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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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 냉장고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사진은 경찰이 이 아파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장면. 수원=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수원 영아 냉동고 유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해자의 친부 이모 씨(41)를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했다. 친모 고모 씨(35·수감 중)의 혐의는 ‘영아살해죄’에서 ‘살인 및 사체은닉죄’로 변경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 온 이 씨를 ‘살인죄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까지 영아 살해 및 시신 유기에 가담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더 면밀한 조사를 위해 피의자로 전환한 것이다. 이 씨는 경찰에서 “사망한 넷째와 다섯째 출산 사실을 몰랐다. 아내가 낙태한 줄 알았다”며 범행 공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또 경찰은 고 씨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이 적용되는 영아살해죄가 아니라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살인 및 사체은닉죄로 혐의를 바꿨다. 경찰 관계자는 “분만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상태에서 제3의 장소로 이동해 범행한 점과 2년 연달아 출산 후 하루만에 살해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고 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생활고와 산후우울증을 범행의 이유로 들며 “두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고 씨는 “셋째가 초등학교 입학하면 자수해야지 생각했는데 입학하고 보니 엄마 손길이 아직 많이 필요한 것 같아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자수해야지 늘 생각했다“고도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생사 파악이 안 되던 영아 3명 중 1명의 행방을 확인했다. 2019년 경기 수원시에서 30대 캄보디아 여성이 출산한 영아가 캄보디아에서 자라고 있는 것으로 확인한 것이다. 경찰은 경기 안성시에서 2015년 태국 여성이 출산한 영아와 경기 화성시에서 “인터넷을 통해 신생아를 넘겼다”고 밝힌 미혼모 사건 등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두 영아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최원영 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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