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의 한일통화스왑, 정상외교 성과다 [사설]
한국과 일본이 1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왑을 체결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29일 7년 만에 한일 재무장관회담을 하고 통화스왑 복원과 상호 금융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이 맺은 통화스왑은 원화와 엔화를 주고받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이 일본에 원화를 맡기고 일본의 달러화를 빌려오는 구조로, 환율 안정과 위기 시 달러 유동성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2015년 이후 8년 만의 통화스왑 복원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작지 않다. 금융·외환 협력의 상징인 통화스왑을 통해 양국 관계 개선을 대외적으로 공표한 셈이기 때문이다. 2001년 20억달러로 시작된 한일 통화스왑은 2011년 700억달러까지 늘어났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2015년 종료됐다.
한국과 일본이 4년 만에 상대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 복원시키며 수출규제에 마침표를 찍은 데 이어 경제협력을 국제금융 분야로 확대한 것은 한일정상회담의 성과다. 과거사 문제로 꽉 막혀 있던 한일 관계 복원을 위해 윤석열 정부가 먼저 손을 내밀어 성사된 정상회담이 불편한 한일 관계의 벽을 허무는 첫걸음이 됐고, 양국 정상 셔틀외교 복원은 안보에 이어 경제협력 강화라는 의미 있는 진전으로 이어졌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를 내세워 반일 선동을 일삼고, 한일 정상외교의 성과를 폄훼하려는 세력들도 지속적인 한일 협력의 성과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양국은 정상회담에 이은 재무장관회담으로 경제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화이트리스트 복원과 통화스왑 체결로 협력의 물꼬가 트인 만큼 반도체, 우주과학기술, 바이오, 수소경제 등으로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G20, 아세안+3 등 국제무대에서의 공조와 제3국 공동 진출 등도 기대된다. 야당도 정상외교가 이끌어낸 성과를 깎아내리기보다 양국 우호 관계 복원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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