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되려면 많은 조건 필요 없네” 중국인들 말하던 투자이민제…기준금액 대폭 상향

김동환 2023. 6. 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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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지정·고시한 공익 펀드 등에 일정 금액 이상 자본을 투자한 외국인의 거주 혹은 영주 자격을 부여하는 '공익사업 투자이민제도' 기준액을 법무부가 29일 대폭 올렸다고 밝혔다.

까다로운 조건이 없고 기준 금액 이상만 투자하면 외국인에게 우리나라 거주 자격 등을 부여해 일부 중국인들 사이에서 이 제도는 '예금 이민'이나 '적금 이민'으로도 불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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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공익사업 투자이민제도’ 기준액 대폭 상향
5억원 투자 시 거주 자격 부여하던 ‘일반투자이민제도’는 15억원으로
3억원 투자하면 거주 자격 부여하던 ‘은퇴투자이민제도’는 폐지
법무부. 뉴시스
 
정부가 지정·고시한 공익 펀드 등에 일정 금액 이상 자본을 투자한 외국인의 거주 혹은 영주 자격을 부여하는 ‘공익사업 투자이민제도’ 기준액을 법무부가 29일 대폭 올렸다고 밝혔다.

까다로운 조건이 없고 기준 금액 이상만 투자하면 외국인에게 우리나라 거주 자격 등을 부여해 일부 중국인들 사이에서 이 제도는 ‘예금 이민’이나 ‘적금 이민’으로도 불려 왔다.

법무부는 이날 ‘일반투자이민제도’, ‘은퇴투자이민제도’ 그리고 ‘고액투자이민제도’ 기준금액을 현실화하고 제도 전반을 개선했다고 알렸다.

법무부에 따르면 ‘일반투자이민제도’는 5억원 이상 투자 시 거주(F-2)자격을 부여하고 5년간 투자를 유지하면 영주(F-5) 자격을 부여한다.

‘은퇴투자이민제도’는 55세 이상 외국인이 3억원 이상 투자 시 거주 자격을 부여하고 5년간 이를 유지하면 영주 자격을 부여하며, ‘고액투자이민제도’는 15억원 이상 투자와 5년 투자 유지를 조건으로 영주 자격을 부여한다.

앞서 일반투자이민제도와 은퇴투자이민제도는 2013년 5월부터, 고액투자이민제도는 2014년 10월부터 각각 시행됐다.

이들 제도는 외국인이 납입한 투자금을 중소기업에 저리로 대출해 기업 경제 활성화 지원 등 성과를 냈지만, 시행 이후 투자 기준금액이 변한 적 없고 일정 기간 투자금 예치만으로 영주권 취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준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법무부는 지난 14~22일 투자이민실무협의회와 투자이민협의회를 열고 관계부처 그리고 민간 전문가 등과 함께 투자 기준금액 상향 여부 등을 협의해 제도 전반의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외국인 직·간접 투자 관련 체류제도의 경제적 효과 분석 등 용역에서 호주의 소액투자 금액이 12억원이고 뉴질랜드와 포르투갈이 각각 40억원과 20억원인 점 등을 고려해 일반투자이민제도 기준금액을 현재의 5억원에서 15억원으로 끌어 올렸다.

5년간 투자 상태 유지를 서약하면 즉시 영주권 취득이 가능한 고액투자이민제도의 기준금액을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두 배 올렸고, 3억원으로 투자기준금액이 현저히 낮은 데다가 향후 복지비용 발생 가능성 등을 감안해 은퇴투자이민제도는 아예 폐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투자이민제도의 혜택은 대부분 중국인이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투자이민제도로 거주 비자나 영주권 등 체류 자격을 얻은 외국인은 총 4784명이고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4081명으로 85.3%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공익사업 투자이민제도로 체류 자격을 얻은 외국인은 총 1799명에 이 중 중국인은 1274명으로 70.8%다.

공익사업 투자이민제도와 함께 투자이민제를 구성하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체류 자격을 얻은 외국인은 총 2985명이며, 중국인은 그 중 총 2807명으로 무려 94%나 됐다.

법무부 장관이 고시한 기준에 따라 외국인이 부동산에 투자하면 경제활동이 자유로운 거주자격을 부여하고, 일정 기간 투자 상태를 유지하면 영주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로 제주와 인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서는 투자이민제도가 ‘한국 예금(적금) 이민’으로 불리고, 한국에서 영주권을 취득하는 가장 편리한 방법 등으로 지목되어 왔다. 금융상품에 돈 넣듯 일정 금액 이상만 투자하면 된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 제도를 소개한 유튜브 영상 등에도 ‘한국인이 되려면 그렇게 많은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는 댓글 등이 달렸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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