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당연히 겁나지만 겁나도 괜찮아요"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서 기자회견 열어
절벽 추락 스턴트 연기 "나도 두려웠다"
"그래도 두렵다고 해서 하지 않은 적 없어"
11번째 내한 전날 방이동 목격 "환대 감사"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두렵지 않았던 적은 없어요. 두렵기 때문에 안 한 적이 없었던 거죠."
600m 높이 암벽에 맨 손으로 매달리고 군 수송기에 매달려 1500m 상공까지 올라가는데다가 7600m 상공에서 스카이다이빙 하는 건 물론이고 828m 높이 빌딩을 맨몸으로 기어오르는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글쎄, 그가 정말 두려움을 느끼는지, 느끼지 않는지 알 순 없다. 어쨌든 그가 위험천만하다는 말로 부족한 이 모든 일을 벌이는 건 다 영화 때문이라는 건 분명하다. "좋은 영화을 만들어 관객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 주겠다"는 목표 하나로 이 남자는 기꺼이 몸을 던진다.
할리우드 슈퍼스타 톰 크루즈(Tom Cruise·61)가 또 한 번 한국에 왔다. 크루즈가 들고 온 새 영화 '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 PART ONE'에서 그는 노르웨이 헬레쉴트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그냥 떨어지는 게 아니다. 오토바이를 몰고 가 오토바이와 함께 낙하한다. 그렇게 자유낙하를 해 수백미터를 내려오다가 낙하산을 펼치고 착지한다. 이 낙하산도 보통 낙하산이 아니다. 착지할 때 속도만 시속 80㎞가 넘는 초고속 낙하산. 크루즈는 영화 한 편을 위해서 이 모든 걸 다 직접했다.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 PART ONE' 기자회견에 참석한 크루즈는 "겁이 안 나는 게 아니다. 겁이 나도 괜찮다. 겁에 맞서는 게 괜찮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탑건:매버릭'엔 이런 대사가 있어요. '생각하지 말고 해'라는 대사죠. 이 말 그대롭니다. 전 제가 직접 보고 확인하는 게 중요한 사람이에요. 제가 두려움을 느끼면 두려움을 느끼는 게 자신을 관찰하는 거죠." 물론 크루즈는 이 장면 하나를 위해 5개월 간 훈련했다. 그리고 그는 오랜 세월 각종 스턴트 기술을 마스터 해왔다.
이번 영화는 1996년부터 시작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7번째 영화다. 전작에 이어 크루즈가 또 한 번 주인공 '이선 헌트'를 연기했고,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2015)부터 연출을 맡아온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크루즈와 다시 호흡을 맞췄다. 맥쿼리 감독은 '탑건:매버릭' 각본을 쓰기도 했다. 이번 영화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AI 기술이 탄생한 뒤 이를 지배할 수 있는 열쇠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첩보전을 그린다.
'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 PART ONE'엔 절벽 점프 액션만 있는 게 아니다. 크루즈가 배우 헤일리 앳웰과 한 쪽 씩 수갑을 찬 채 보여주는 로마 카체이싱, 알프스 산맥을 가로지르며 전속력으로 달리는 기차 지붕에서 벌어지는 격투,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기차에서 탈출하는 액션까지 깜짝 놀랄 만한 스펙터클로 가득하다. 다만 크루즈는 이 모든 액션이 스토리와 어우러지지 못하고 따로 놀거나 캐릭터와 부합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모든 건 다 스토리가 중심입니다. 전 스턴트만 하는 게 아니죠. 카메라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하고, 상대 배우가 어떤 상황인지도 알아야 합니다. 제가 어떻게 찍히고 있는지도 파악해야 해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인 거죠. 그래서 늘 부담을 느끼는 거고 신경이 곤두서기도 합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결국 좋은 스토리 텔링을 위해서죠." 이날 자리에 함께한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역시 "영화의 스펙터클이 캐릭터의 감정, 영화의 감성과 함께 가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한 건 어떤 것도 없다고 했다. 크루즈는 전 세계를 돌며 영화를 찍고, 영화를 완성하면 또 한 번 세계 곳곳에서 영화를 홍보한다. 말 그대로 슈퍼스타의 삶이다. 크루즈는 "이 모든 건 엄청난 특권"이라며 "관객의 사랑 없이는 할 수 없는 일들이기 때문에 이 모든 걸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로 관객에게 되돌려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저는 제가 만드는 영화에 제 모든 걸 쏟아붓습니다. 지난 수십 년 간 제가 습득한 모든 스킬을 현재 찍고 있는 영화에 다 투입하는 겁니다. 그래야 정말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어요."
크루즈가 한국에 온 건 이번이 11번째다. 한국에 자주 온 것은 물론이고 올 때마다 어떤 할리우드 스타도 보여준 적 없는 팬 서비스를 선사해 '친절한 톰 아저씨'라는 별명도 갖게 됐다. 크루즈는 "이 별명이 정말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수차례 한국 사람들의 환대에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전날 오후 입국한 크루즈는 그날 밤 서울 방이동 먹자골목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길에서 만난 한국 분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코리안 바베큐 너무 맛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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