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윤 "연기적 갈증 해소됐던 '악마들'..악역 빈틈 채우고파"[인터뷰 종합]
[OSEN=김나연 기자] 배우 장동윤이 데뷔 첫 악역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29일 오전 서울시 중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악마들’(감독 김재훈) 주연 배우 장동윤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악마들’은 검거의 순간 서로의 몸이 바뀐 희대의 살인마 진혁(장동윤 분)과 형사 재환(오대환 분), 둘의 대결을 그린 바디체인지 액션 스릴러. 극중 장동윤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차진혁 역으로 분했다.
내달 5일 개봉되는 ‘악마들’에 앞서 장동윤은 지난달 5일 로맨틱 코미디 영화 ‘롱디’를 통해 먼저 관객들과 만났다. 짧은 기간 안에 완전히 다른 두 캐릭터로 스크린을 장식하게 된 장동윤은 “너무 겹치는 걸 반복해서 하는 게 유리하지 않은 것 같다. 했던 걸 답습하는 게 재미 없기도 하고, 악역 제안이 잘 안 온다. 그런 기회가 많지 않다. 근데 다행히도 ‘늑대사냥’에서 액션도 하는 모습을 제작사에서 흥미롭게 보셔서 제안을 주셨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그는 “같은 투자사, 제작사 쪽에서 작품을 제안했는데 시나리오를 들어보니까 너무 재밌더라. 파격적일수록 배우로서 재산이 되고,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물론 작품의 흥행도 중요하겠지만, 저한테는 스펙트럼을 넓히는 의미도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로 데뷔한 장동윤은 그간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다양한 작품을 통해 얼굴을 비춰왔지만, 악역 연기는 ‘악마들’이 첫 도전이었다. “부담이 전혀 없진 않았다”고 밝힌 그는 “감독님이 직접 집필하신 만큼 캐릭터에 대한 콘셉트나 생각이 확실하셨다. 진혁이가 어떤 인물인지, 차가운 살인마인지, 광기에 휩싸인 뜨거운 살인마인지 질문하기도 했다. 기존에 해왔던 캐릭터랑 다르기 때문에 촬영을 하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의상도 입고, 분장도 하고, 촬영을 거듭할수록 그런 염려가 사라지고 집중이 됐다”고 전했다.
김재훈 감독이 차진혁이라는 캐릭터에 부여한 이미지는 ‘의외성’이었다. 그는 “우리 일상 가운데 평범하게 생겼거나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살인마인 경우가 있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감독님이나 제작진이 고민했을 때 차진혁을 너무 식상하게 겉보기에도 무서운 인물이 연기하는 것보다 저처럼 이미지적으로 동떨어진 인물을 이용하는 것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신 측면도 있다고 생각했다.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차진혁은 강력계 형사인 최재환에게 검거 당하던 도중 그와 몸이 바뀌게 되는 인물. 차진혁 외에도그와 몸이 바뀐 최재환을 연기해야 했던 장동윤은 “제가 형사 재환과 살인마 진혁을 왔다 갔다하면서 연기하지 않나. 선배님도 인터뷰 하며 말씀하셨는데 서로를 따라하면 오히려 재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감독님도 그렇게 의견을 내셨고 저도 동의했다. 서로 말투나 모든걸 따라했을 때, 잘 하면 매력있게 승화할수 있지만 진부하거나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오히려 재환을 연기할 때는 그냥 제 스타일대로 했다. 진혁은 의식적으로 힘을 주고 있지 않으면 에너지와 캐릭터가 느껴지지 않을까봐 거기에 오히려 신경을 많이 썼다”고 차이점을 짚었다.
그간 악역 연기를 하지 않았던 만큼 이미지 변신을 위한 노력도 전했다. 장동윤은 “사실 ‘늑대사냥’때도 그렇고 감독님들이 장르물에서 우려하시는 부분이 눈망울이 똘망똘망하고 장난기 있어보이고 인간미가 묻어나는 얼굴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더 욕심났다. 내가 못하는 장르가 있으면 배우로서 불만족스럽지 않나. 콤플렉스인것 같고. 그런데 신체적인 외향은 바꾸는데 한계가 있다. 살을 찌우거나 빼거나 하는 것 외에 내가 할수있는건 눈빛, 목소리 톤이 사람들이 가장 크게 바뀌었다고 느끼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눈빛도 제가 편하게 대화하고 연기하면 진혁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안 보이니까 계속 살인마의 광기를 보여주려고 눈에 힘을 주고 있었다. 그런식으로 계속 표현해줘야 캐릭터가 살지 않나. 목소리는 재환일때와 진혁일때 말투, 목소리 톤에 차이를 두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순둥한 인상때문에 학창시절부터 시비가 잘 걸리는 등 억울한 경험이 많았다는 그는 ‘악마들’에서 악역 연기를 하면서 “연기적으로 해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악인들’에는 잔인한 장면이 많다. 신체도 썰고 하는데 트라우마가 남지 않을까, 어떤 생각을 하면서 해야 저런 연기 나올까 다들 궁금해 하시더라. 그런데 생각보다 촬영할 때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촬영에 집중하게 된다. 연쇄살인마에 감정을 이입하는 것 보다는 카메라 연기기때문에 카메라에 잘 담기기 위해서 어디에 임팩트를 주고, 각도를 어떻게 틀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연기라는게 합을 맞춰서 하는거지 않나. (잔인한 장면에) 충격을 받는 것 보다는 집중에서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생각보다 데미지는 적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장동윤은 차진혁 캐릭터에 대해 “연쇄살인마들은 살인을 마치 하나의 쾌감을 느끼는 취미활동처럼 생각할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실제 사례가 그와 유사하다는 걸 간접적으로 알고 있다. 제가 지금은 끊었지만 한때 오토바이를 탔었다. 타다 보면 자유로움이 느껴지고 한번씩 재밌더라. 제가 찾을수 있는 가장 유사한게 그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취미활동처럼 죄의식이 아니라 쾌감을 느끼는 게 아닐까 싶었다. 저는 심지어 바이크 탈때도 죄의식을 느낀다. 위험하니까. 그래서 다 팔고 지금 안탄지 오래됐다. 그런 것과 비슷한 느낌일거라고 생각했다”고 자신만의 해석을 밝혔다.
‘악마들’을 통해 악역 데뷔를 치른 장동윤은 “(악역 연기를) 거듭해서 하고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것도 하나의 제가 할수있는 길을 개척했다고 친다면, 한 번 하고 그치면 아쉽지 않나. 장르가 여러개고 캐릭터가 여러개면 저는 골고루 하고싶고, 빈도가 비슷비슷했으면 좋겠다. 좋은 작품들로 그런 좋은 캐릭터들을 채워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악역은 이제 한 번 했지 않나. 그래서 빈틈이 있으니까, 좋은 작품이 있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빈틈을 채우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장동윤은 완성된 ‘악마들’을 본 소감을 묻자 “제 연기를 보면 드라마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객관적으로볼수가 없다. 항상 더 이상한 것 같고 아쉬워보이고. ‘저기서 좀더 잘할수 있는데’,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걸’하고 더 가혹하게 보려고 한다. 제 연기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게 객관적으로 보는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항상 아쉬운게 너무 많다”고 털어놨다.
이어 ‘악마들’에서 아쉬웠던 점에 대해서는 “진혁이 연쇄 살인마일때 좀더 임팩트가 있었어야 했는데 힘이 빠진것 같다. 재환일때는 ‘진혁과 격차를 좀더 벌렸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때는 재환인데 왜 거칠어보이지? 인간미가 더 풍겼으면 더 재밌고 매력있었을것 같은데’, ‘목소리 톤이 왜 저러지?’, ‘표정이 왜 저러지?’ 이런걸 장면마다 생각했다. 장르물이다 보니 감정이 격해서 그게 더 뚜렷하게 보이더라”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내달 5일 ‘악마들’ 개봉을 앞둔 현재, 장동윤은 차기작인 ENA 드라마 ‘모레에도 꽃이 핀다’ 촬영에 한창이다. 씨름선수 연기를 위해 10kg을 증량해 77kg 정도라고 밝힌 그는 “보통 60kg 중후반대를 유지하면서 촬영하고 있다. 피폐하거나 말라야할때는 60kg 초반까지 빼기도 한다. ‘녹두전’ 때는 63kg이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열일’ 이유에 대해 “다들 열심히 하시더라. 특별히 제가 더 많이하고 열심히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배우가 일이니까. 직장인들도 매일 출근하지 않나. 제 주위에 직장인들이 많다 보니 저도 어느 정도 직장인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으로 장동윤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거창하게 배우로서 굉장한 경지에 오르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그냥 꾸준히 작품을 하면서 대중문화예술인이니까 대중들에게 소소하게라도 기쁨을 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처럼만 해도 행복할것 같다. 아등바등 한다고 이뤄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 열심히 하다보면 사랑해주시고, 저는 기쁨을 드리고. 그게 배우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인간으로서는 그냥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게 목표다. 건강이 갈수록 중요하더라”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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