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세슘 우럭과 위험회피 본능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그걸 먹었더라도 0.01밀리시버트(m㏜) 정도 받게 됩니다. 그런 우럭을 두 번 먹겠습니까, 세 번 먹겠습니까."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장이 지난 26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토론회에서 후쿠시마 앞바다 우럭에서 과도한 세슘이 검출되자, 먹어도 안전하다며 한 발언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그걸 먹었더라도 0.01밀리시버트(m㏜) 정도 받게 됩니다. 그런 우럭을 두 번 먹겠습니까, 세 번 먹겠습니까.”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장이 지난 26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토론회에서 후쿠시마 앞바다 우럭에서 과도한 세슘이 검출되자, 먹어도 안전하다며 한 발언이다. 이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자, 우영택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은 “식약처가 정한 세슘 안전 기준은 100베크렐(㏃)입니다. 그 기준의 180배를 넘었다면 먹지 않는 게 맞다고 판단합니다”라고 답했다. 둘 중 어떤 발언이 괴담일까.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해지자, 우리 국민들은 해산물 소비를 꺼리는 등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일본의 방류를 사실상 용인하려는 우리 정부는 공포를 가라앉히기 위해 원자력 전문가를 동원해 각종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만, 별 효과가 없어 보인다. 인간의 위험회피 본능은 과학적 팩트 정도로는 바꾸기 힘든 강력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위험회피 본능이 강력하더라도 위험을 감수한 보상이 훨씬 크다면 마음을 되돌릴 것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과 에이머스 트버스키는 어느 정도 보상해야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려 마음을 바꾸는지를 연구했다. 이들 실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익보다 손실에 훨씬 더 민감해, 이득을 볼 가능성이 손실 가능성보다 1.5~2.5배 더 커야 위험을 감수하려 나선다. 그런데 이건 손실 회복이 가능한 투자의 세계이고, 자칫 암이나 유전자 변형의 위험성이 있는 방사능 오염이라면 보상이 훨씬 커야 할 것이다.
□국민의 안심은 결코 방사능 수치로 얻을 수 없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영택 식약처 국장의 소신 발언이 바로 그 좋은 예이다. 일본 내에서도 과연 ‘해양 방류가 최선의 방법이냐’는 반론이 계속되고 있다. 증발 후 대기 방출, 고체화 후 지하 매설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고위 관료가 “해양 방류가 가장 현실적 대안이며 재론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일본 정부 결정을 두둔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괴담이다.
정영오 논설위원 young5@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역도 전설' 장미란, 문체부 차관된다
- 마돈나, 박테리아 감염으로 중환자실 입원
- '오징어 게임2' 파격 캐스팅…빅뱅 탈퇴한 탑 합류는 논란
- 임나영·최웅, 열애설 초고속 부인 "사실무근"
- '수원 영아살해' 엄마 "막내 초등학교 졸업하면 자수하려했다"
- "소소한 취미생활" 20만 유튜버 조민, 동요 음원 발매
- 분열된 과학자들, 국민은 혼란스럽다
- 김연아 "자녀는 피겨 안 시킬 것…이젠 살기 위해 운동" ('유퀴즈')
- 월급 3분의 1이 '국민연금'으로… 2015년생 아이가 맞을 미래
- "전 여섯 살 형인데 왜 네 살이래요?" '만 나이' 시행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