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함 무관 실질적 지배자가 총수…동일인 기준 지침 명문화

공정위 '동일인 판단 기준 및 확인 절차에 관한 지침' 제정안 행정예고
기존 공정위 실무 판단기준 명문화…"지배적 영향력 행사가 가장 중요한 기준"

연합뉴스

기업의 회장이나 최대주주가 아니어도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로 지정될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동일인 판단 기준 및 확인 절차에 관한 지침' 제정안을 다음달 20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정안에는 △기업집단 최상단회사의 최다출자자 △기업집단의 최고직위자 △기업집단의 경영에 대해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 △기업집단 내·외부적으로 대표자로 인식되는 자 △동일인 승계 방침에 따라 기업집단의 동일인으로 결정된 자 등 5가지를 동일인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최다출자자 기준의 경우 직접 지분 외에 간접 지분도 합산하도록 했으며, 경영에 대한 지배적 영향력은 대표이사 등 임원의 임면이나 조직 변경, 신규 사업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하는 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법인 등기상의 직함이 회장이나 의장 등 기업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상위 직위자가 없거나, 창업주 등으로서 기업집단을 대표해 대외활동을 한다면 동일인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할 방침이다.

제정안에 담긴 기준은 국적과는 무관하다.

다만 쿠팡의 경우 김범석 의장이 최다출자자, 지배력 행사, 대표자로 인식되는 자 등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음에도, 미국 국적자인 관계로 통상 마찰에 대한 우려가 있어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돼 있다.

제정안에는 공정위 판단에 이견이 있을 경우에는 재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도 담겼다.

제정안 내용은 기존에 공정위가 동일인 판단 시 적용해 온 것을 명문화한 것이어서 업무상에 실질적인 변화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5개 기준 중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라는 실질 기준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고 나머지 기준은 굉장히 중요한 참고 사항이 된다"며 "사익편취 규제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실효적인 규율에 더해 통상 마찰 문제도 생기지 않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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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findlov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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