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1도 오르면 가정 폭력 6%↑"

남아시아 3개국 가정폭력과 기온 상관 관계 연구
"극심한 더위, 경제와 신체에 영향…폭력 위험"

인도 등 남아시아 국가에서 연평균 기온이 상승하면 여성들이 가정 폭력 등을 경험할 가능성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의학협회 저널 '정신의학'(JAMA Psychiatry)에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 남아시아 3개국의 가정폭력과 기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가 실렸다고 보도했다.

연구 결과, 이들 3개국에서 연평균 기온이 섭씨 1도 오를 때 가정에서 발생한 물리적·성적 폭력 사건이 6.3%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3개국의 15~49세 여성 19만4천871명이 겪은 감정적, 육체적, 성적 폭력을 추적하고 같은 기간 기온 변동 자료와 비교한 결과다.

연구에 참여한 미세 벨 영국 예일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높은 온도가 폭력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리학적이고 사회적인 잠재 경로가 많다"고 분석했다.

말하자면, 극심한 더위가 농작물 수확 등 경제에 충격을 주고 사람들이 밖에서 일하지 못하게 될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가 가정 폭력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고온이 모든 소득계층의 폭력 증가와 관련이 있지만 특히 저소득층과 시골 가정에서 폭력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여성위원회에서 일한 활동가는 "이례적인 고온현상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가정에서 경제적 스트레스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염으로 일을 구하지 못한 가장에게 아내는 분노와 자괴감을 쏟아내는 대상이 된다"고 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연구는 폭염이 닥쳤을 때 친밀한 여성 파트너에 대한 살해 위험이 40% 증가했고 케냐에서는 폭염을 포함한 악천후가 발생할 경우 여성이 파트너에게 폭력을 당했다는 보고가 60% 더 높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최근 지구촌 곳곳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달 인도에서는 기온이 45도 이상을 기록하며 사망자가 수십명에 달했다. 미국도 50도에 육박하는 기온을 보였고 중국 북부지역도 40도 이상의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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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미현 기자 marialmh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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