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들어오지 마" 사무실 비번 바꾼 자동차대리점 점주 벌금형

오후 5시 이후·휴일 업무 못하게 불이익
피켓 등 숨겨 재물손괴한 혐의는 무죄

근무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노조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사무실 출입문 비밀번호를 변경해 노조원이 오가는 것을 막은 자동차 대리점 점주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5부(김형훈 부장판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점주 A(50대)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인 무죄를 파기하고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 씨는 2020년 8월 대리점 2층 사무실 출입문 비밀번호를 변경한 후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들에게 알려주지 않아 노조원들이 평일 오후 5시 이후와 휴일에 업무처리를 하지 못하게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원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 씨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서만 변경된 비밀번호를 고지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조합원들이 2020년 7~9월 3차례 집회하기 이전에 출입제한 조치가 없었던 점 등을 들며 A 씨가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근로자의 정당한 노조 활동을 부당하게 억제했다고 봤다.

A 씨는 2021년 5월 15일께 대리점 유리창 앞에 세워져 있는 집회 시위용 피켓 10개(50만 원 상당), 화이트보드 1개(2만 원 상당)를 대리점 1층 창고에 숨긴 혐의(재물손괴)로도 기소됐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했다.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