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서브컬처 게임, 일본이어 중국서도 ‘흥행 파란불’
한국 게임사들이 만든 ‘서브컬처(sub-culture) 게임’이 아시아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은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소녀 캐릭터를 강점으로 살린 게임으로, 특정 마니아층(덕후)을 타깃으로 한다. 국산 서브컬처 게임이 종주국 일본에 이어 중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 계열사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에픽세븐’이 지난 20일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후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9위에 올랐다. 안드로이드 앱 마켓에서도 인기 순위 5위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외자 판호를 받은 국내 모바일 게임이 애플 앱스토어 매출 10위권 내에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그래픽 품질과 중국 인기 성우들이 참여하는 등 중국 이용자들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다음 타석에서 대기 중인 게임은 ‘블루 아카이브’다. 넥슨의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22일부터 중국에서 비공개 시범 테스트에 돌입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2021년 2월 일본에, 같은 해 11월 한국·북미 등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출시해 인기를 검증받았다.
특히 일본에서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각각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고, TV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 중이다. 업계에서는 블루 아카이브가 서브컬처 게임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성공한 만큼, 해당 장르 수요가 높은 중국에서도 높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3월31일 중국에서 사전 예약을 시작해 예약자 수가 3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도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출시 반년 맞이 업데이트를 진행한 후 일본 앱스토어 매출 2위까지 오르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게임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면서 넷마블이 선보일 ‘제2의 나라’ 등 중국 진출을 앞둔 다른 서브컬처 게임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일본 못지않은 서브컬처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세계적으로 흥행한 ‘원신’ 출시 이후 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인기가 커지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은 모바일 MMORPG(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의 인기 저하 속 경쟁이 심화된 국내 게임업계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서브컬처 현상을 요약한 보고서에서 “서브컬처 게임은 기존 팬덤이 존재해 마케팅하기에 용이하고 다른 모바일 게임에 비해 ARPU(유저당 평균매출)가 높아 대규모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게임의 주이용자층인 30~50대 남성을 넘어 10~30대 남녀 등 다양한 유저풀을 확보하고 해외 확장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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