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한일재무장관, 통화스와프 재개 합의…‘달러 베이스’ 100억弗
이번 통화스와프는 달러 기반의 100억달러 규모이며, 계약 기간은 3년이다. 외환시장의 불안정성보다 양국 간 경제협력 복원, 대외 안전판 강화의 성격을 지닌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과 ‘제8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거쳐 한일 통화스와프를 복원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한미일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외환·금융 분야에서 확고한 연대와 협력의 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자유시장경제 선진국 간 외화유동성 안전망이 우리 금융·외환시장까지 확대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를 비롯한 비상시기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금융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 성격이기도 하지만, 시장의 불안을 사전에 막는 심리적 안전판의 역할도 한다.
한국과 일본의 첫 통화스와프는 지난 2001년 7월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에 따라 체결된 달러 기반 스와프다. CMI는 아시아 국가들이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친 뒤 위기관리를 국제통화기금(IMF)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역내 금융 협력체제를 구축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협정이다.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은 지난 2000년 5월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에서 역내 상호 자금지원체계를 수립하는 CMI에 합의하고, 개별적으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앞서 지난 1997년 13억달러 규모의 브리지론 형식 통화스와프, 1999년 뉴미야자와이니셔티브(NMI)에 따른 원/달러 통화스와프가 있었지만, 양국 간 상호 지원이라기보다 일본이 자금을 지원하는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양국 관계가 악화하면서 분위기가 전환됐다. 한일 정부는 통화스와프 규모를 차츰 축소하다가, 2015년 2월 완전히 종료했다. 재개 논의는 있었으나, 한일 갈등이 커지면서 번번이 중단됐다.
이번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는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정성에 따랐다기보다 양국간 관계 개선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3월 정상회담에서 수출규제 해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취하 등에 합의했고, 양국 경제협력도 덩달아 힘을 받았다. 한국은 지난 4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 다시 포함했고, 일본 역시 지난 2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추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논의가 진행 중인 데 대해 “환율 안정성뿐 아니라 한일 간 경제 교류와 기업투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일종의 ‘경제 관계가 회복됐다’는 상징적 의미에서 중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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