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냉장고 영아 시신' 친모 살인죄 변경...친부도 입건
[앵커]
자녀 두 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해온 혐의로 구속된 친모에 대해 경찰이 살인죄로 혐의를 바꾸고, 남편도 방조죄로 입건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친모는 변호인을 통해 심경을 담은 자필 편지를 공개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봅니다. 박정현 기자!
애초 친모에 적용된 혐의는 영아살해죄였죠?
[기자]
네, 경찰은 친모 고 모 씨에 적용했던 혐의를 기존 영아살해죄에서 살인죄로 변경했습니다.
영아살해죄는 아이를 양육할 수 없거나 이를 참작할만한 이유로 분만 중 또는 분만 직후 영아를 살해했을 때 적용됩니다.
고 씨가 출산 하루 만에 범행했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이를 더 낳아 기를 여력이 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한 겁니다.
실제로 당시 한동안 부부의 수입원이 없는 상태였고 고 씨가 이미 한 차례 낙태하며 수술비 부담을 느꼈다고 진술한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부부가 생활고를 겪었던 것은 사실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경찰은 고 씨가 동일한 범죄를 불과 1년 사이에 연달아 저지른 데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살인죄를 적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아울러 경찰은 고 씨가 길게는 5년 가까이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해온 점을 고려해 사체은닉죄도 추가했습니다.
남편인 이 모 씨 역시 방조 혐의로 피의자 전환됐습니다.
그간 이 씨는 아내가 낙태한 줄 알았다며 출산한 사실조차 몰랐다고 주장했고, 경찰 역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이어왔는데요.
경찰은 특별한 혐의점이 포착된 건 아니라면서도, 고 씨가 이미 범행을 모두 자백한 상태에서 이 씨를 단순 참고인으로 조사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입건을 결정했습니다.
[앵커]
이러한 가운데 오늘 친모가 쓴 자필 편지도 공개됐죠?
[기자]
네, 변호인을 통해 전달한 편지에서 고 씨는 매일 죽은 아이들을 생각하며 미안했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막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자수하려고 했지만, 이후에도 어린 자녀들에게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 미뤘다고 주장했습니다.
첫 조사 때 혐의를 부인한 이유 역시 갑작스레 엄마가 사라지면 놀랄 아이들이 걱정됐고, 또 엄마 없이도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들을 가르치고 싶어 시간을 벌려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고 씨는 다만, 사건이 알려진 뒤 아이들 친구들에게 연락이 오는 등 과도한 신상털기로 고통받고 있다며, 자신은 평생 속죄하며 살 테니 아이들만은 보호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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