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어보니, 미제 정보수집 장비 맞잖아"…딱걸린 `중국 정찰풍선`

김광태 2023. 6. 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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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미국 영공을 침입한 중국 정찰풍선은 실제 정찰에 사용될 수 있는 미국산 사진·동영상 수집 장비가 탑재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찰풍선은 미국과 캐나다 상공을 통과하는 사이 각종 정보를 수집했으나 이를 중국 당국에 전송하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 관리들은 다만 이 정찰풍선이 8일 동안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캐나다 인접 미국 본토 상공을 통과하는 동안 각종 데이터를 수집했으나, 이를 중국에 보내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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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파는 기기에 중국산 특수센서 등 혼재
"부품 보면 정찰용"…미 정부, '갈등 커질라' 조사결과 침묵
미국이 중국의 '정찰풍선'이라고 주장하는 비행선[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중국 외교부 제공]

지난 2월 미국 영공을 침입한 중국 정찰풍선은 실제 정찰에 사용될 수 있는 미국산 사진·동영상 수집 장비가 탑재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항변해 왔지만 이같은 주장이 무색해졌다. 이 정찰풍선은 미국과 캐나다 상공을 통과하는 사이 각종 정보를 수집했으나 이를 중국 당국에 전송하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정찰풍선 조사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정찰풍선을 정밀 조사한 끝에 나온 예비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 국방·정보 기관과 연방수사국(FBI)은 올해 초 정찰풍선을 발견해 격추한 뒤 잔해를 수거해 정밀 분석을 벌여 왔다.

풍선의 작동·제어·데이터 전송 방식과 풍선에 장착된 센서 정보를 확인했으며, 일부 장비의 구매 주문, 구매자와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관리들은 그 결과 해당 정찰풍선에 특수화한 중국산 센서나 다른 장비 외에도 온라인 등 시중에서 판매되는 미국산 장비가 대거 탑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장비가 사진이나 동영상, 기타 정보를 수집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 같은 분석에 따라 해당 비행선이 기상 관측용이라는 중국의 주장보다 정찰용이라는 결론에 더 힘을 실었다. 미국은 이 풍선이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남미 상공에서 감지된 중국의 글로벌 감시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중국은 예정된 항로를 이탈한 민간 비행선을 두고 미국이 안보 우려를 과장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미 관리들은 다만 이 정찰풍선이 8일 동안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캐나다 인접 미국 본토 상공을 통과하는 동안 각종 데이터를 수집했으나, 이를 중국에 보내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앞서 정찰풍선의 정보 수집을 막기 위해 대응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으나, 관리들은 이 비행선의 오작동 여부에 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은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WSJ의 논평 요청을 거절했고 FBI 역시 답변을 피했으나, 3월 하반기부터 정보·국방 기관에는 예비 조사 결과가 회람됐다고 이들 관리는 말했다. 이들 관리는 국방정보국을 포함한 미군 일각에서 풍선 잔해 일부를 공개 전시하길 원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악의적으로 정찰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까지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정찰풍선 조사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이 관리들은 전했다.

중국 관리들은 정찰풍선에 대한 미국 조사 보고서가 공개되면 강력 대응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양측의 고위급 접촉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과 중국은 올해 초 벌어진 정찰풍선 격추 사건 이후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됐다가 이달 18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다소 진전을 보이는 중이다.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내달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올해 말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 회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정찰풍선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러한 중국과의 갈등수위 관리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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