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뻥 뚫린 지붕으로 장맛비…큰불 인천 현대시장 ‘늑장 복구’ 한숨

이승욱 2023. 6. 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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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전쟁통이 따로 없었어요."

29일 오후 2시30분께 임옥순(61)씨가 운영하는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 채소가게 앞에는 종이 박스 여러 개가 놓여있다.

문경훈(50대)씨는 "젖으면 팔 수 없는 물건들이니까 장사가 안되더라도 천막을 칠 수밖에 없다"며 "불이 나고 비가림막이 사라지면서 비가 오면 상가 앞을 다니는 손님이 뚝 끊겼다. 80% 정도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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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난 불로 비가림막이 녹아 없어진 현대시장. 많은 비가 내린 29일 뻥 뚫린 천장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이승욱기자

“아침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전쟁통이 따로 없었어요….”

29일 오후 2시30분께 임옥순(61)씨가 운영하는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 채소가게 앞에는 종이 박스 여러 개가 놓여있다. 그는 “채소가 비에 젖으면 안 되니 상자들로 막아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임씨가 운영하는 채소가게는 지난 3월4일 밤 11시38분께 불이 난 현대시장 중에서도 가장 피해가 집중된 곳이다.

화재를 겪은 뒤 이곳에서는 10개 점포가 임시로 천막을 치고 장사를 하고 있다. 불이 나기 전만 해도 아크릴로 된 전통시장 지붕이 설치돼 날씨와 관계없이 장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번 불로 비가림막이 모두 녹아버리면서 지붕은 뻥 뚫린 상태다. 이 때문에 시장 바닥으로는 굵은 장대비가 쏟아져 들이쳤다.

일부 상인들은 임시로 설치한 천막을 꽁꽁 싸매기도 했다. 문경훈(50대)씨는 “젖으면 팔 수 없는 물건들이니까 장사가 안되더라도 천막을 칠 수밖에 없다”며 “불이 나고 비가림막이 사라지면서 비가 오면 상가 앞을 다니는 손님이 뚝 끊겼다. 80% 정도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 비가림막 공사가 진행됐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씨는 “상인들은 비가 오기 전에 비가림막 교체를 해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미뤄졌다, 장사하는 사람만 속 터지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생선 가게를 운영하는 박아무개(65)씨는 “지자체에서 조만간 교체한다고 듣긴 했는데, 장마가 시작되기 전 작업을 마쳤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박씨는 인터뷰 사이에도 통에 받아놓은 빗물을 연신 밖으로 버렸다. 이날 인천 내륙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연수구 동춘동의 누적 강우량(0시~오후5시)은 51㎜로 집계됐다.

임시로 설치한 천막에 비가 고인 모습. 일부 상점들은 비가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종이 상자 등을 밖에 꺼내놓았다. 이승욱기자

인천 동구 일자리경제과 쪽은 “정밀안전진단을 5월 초까지 진행했고 이달 초부터 비가림막 구조물 해체 공사 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보완 사항이 있어서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해체 공사가 시작되면 인부들이 위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시스템 비계를 설치할 텐데, 그렇게 되면 비가림막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7월 중에는 해체 공사를 시작해서 8월이 되기 전에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시장은 40대 ㄱ씨의 방화로 큰 불이 났다. 이 불로 205개 점포 중 70개 점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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