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보고서 열람, 단군이래 최대”…유병호, 법사위서 野와 설전

[레이더P]
野, 주심 ‘열람 패싱’ 지적에
“감사보고서 서면으로 열람
내용 고치라고 직원들 강요”

답변하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보고서 결재 과정을 놓고 유병호 사무총장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격돌했다. 민주당은 주심 감사위원이 감사보고서를 열람하지도 않았는데 결재가 됐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유 사무총장은 “그 분은 감사보고서를 단군이래 제일 많이 열람했다”고 맞받았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감사원 문서보고 시스템에서 주심인 조은석 감사위원이 전 전 위원장의 감사보고서에 대해 ‘열람’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데도 최종 보고서에는 (열람된 것으로) 결재됐다”며 “전자정부법에 따라 화면에서 열람을 눌러야 법적 효력이 있다. (감사원이) 문서결재 시스템을 마음대로 고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 사무총장은 “조 위원은 전 전 위원장의 감사보고서를 (서면으로) 수차례 열람했다. 그 분이 단군 이래 제일 많이 열람했다. 그렇게 실컷 보시고 열람 버튼을 안 누른 분은 정부 역사상 74년 만에 처음”이라고 답했다.

그는 특히 “조 위원은 직원들을 압박해 감사보고서 관련 논의되지 않은 사실, 사실관계와 배치되는 부분까지 고치라고 강요하고 기망했다”며 “조 의원은 전 전 위원장의 치명적인 중범죄 해당 사안들만 다 삭제했다. 그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강조했다.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회의장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 의원의 질의시간에 유 사무총장이 발언하는 이 일이 수차례 이어지자 김 의원은 “끼어들지 말고 묻는 말에만 답하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유 사무총장의 답변 태도가 불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의원이 이를 지적하자 유 사무총장이 “그러면 의원님께선 저희들을 모해하는 게 맞는 것이냐”고 맞받았고 김 의원은 한동안 유 사무총장을 노려봤다.

소병철 민주당 의원은 “유 사무총장의 ‘단군 이래’, ‘기망’, ‘강요’, ‘중범죄’, ‘모해’ 등의 답변은 저도 처음 본다”며 “‘조 위원이 지나치게 많이 조회했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사무총장이 감사위원을 중범죄자라고 몰아치면 질의하는 의원은 점점 격앙돼서 질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단군 이래’라는 표현은 우리도 일상 생활에서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으니 선의로 해석할 수 있다”며 “부처 관계자들과 의원들도 좀 차분한 상태에서 질의와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