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 탈출한 암소 11일 만에 돌아왔다… “풀 뜯어 먹다 발견돼”

지난 15일 합천축협 경매장에서 탈출한 소가 11일 만에 발견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경매를 앞두고 탈출한 50개월 된 암소가 11일 만에 발견됐다. 주인은 이 소를 다시 경매장으로 보내지 않고 계속 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29일 경남 합천축협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7시 15분쯤 축협 주차장에서 50개월 된 500㎏ 무게의 암소가 경매를 위해 차에 실려 왔다가 탈출했다. 소는 당일 오전 10시 30분 경매를 앞두고 무게 측정, 건강·임신 여부 확인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소의 입에 부착된 약 7ｍ 길이의 고삐를 풀던 중 도망쳤다.

축협 관계자 2명이 주차장 입구에서 소를 붙잡으려고 시도했으나 소가 쏜살같이 빠른 속도로 움직인 탓에 포획에 실패했다. 김태옥 합천축협 팀장은 “보통 소는 앞에 사람이 가로막고 서 있으면 걸음을 멈추는 데 이 소는 그대로 돌진했다”며 “경주마처럼 빨리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26일 경남 합천군 한 도로 옆 연못에서 생후 50개월 된 500㎏ 암소가 구조되고 있다./연합뉴스

소가 탈출한 직후 축협 관계자는 소방당국에 연락했고, 경찰과 인근 군부대까지 수색에 나섰다. 축협 관계자도 소를 찾기 위해 나섰으나 발자국, 대변 등 흔적만 나올 뿐 소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소는 탈출 11일 만인 지난 26일에야 발견돼 안전하게 구조됐다. 소가 발견된 장소는 경매장에서 3㎞ 떨어진 도로 옆 연못이다. 해당 도로는 이 소가 지내던 축사 방향의 도로인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소는 상당히 마른 모습으로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고 한다.

안전하게 축사로 돌아간 소./뉴스1

이 소는 다시 경매장으로 가지 않고 자신이 살던 축사로 돌아갔다. 김태옥 팀장은 “소 주인이 해당 소를 경매에 올리지 않고 계속 키운다고 했다”며 “소가 건강하게 잘 컸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