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오류·킬러문항 배제·학원 세무조사···수시 코앞인데 ‘왜 하필 지금’
‘출제 가늠자’ 모의평가 9월 한번 남아
학원가는 입시설명회 취소…수험생 혼란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대입 수시모집을 앞둔 입시현장이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오류와 대학수학능력시험 ‘킬러 문항’ 배제 논란이 겹치며 ‘역대급’ 혼란에 빠졌다. 올해 수험생들은 나이스 오류로 인한 불안과 6월 모의평가 킬러 문항 배제 사태, 입시학원 세무조사 등 3중고를 겪으며 대입을 치르게 됐다.
교육부는 29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개통 8일차인 28일 전체 시도교육청 4세대 나이스가 원활하게 작동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개통 직후 다른 학교의 문항정보표가 출력되는 등 심각한 오류가 잇따랐던 나이스가 현재는 대체로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장의 분위기는 교육부 설명과 다르다. 아직도 오류 사례가 속출한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원주현 중등교사노조 정책실장은 “현재도 다양한 오류 사례들을 계속 취합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코앞에 두고 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작성을 끝내야 하는 일선 고등학교들은 비상이 걸렸다.
서울의 한 고교에서 고3 교과수업을 담당하는 27년차 A교사는 29일 기자와 통화에서 “수행평가 점수를 직접 입력할 수도 없는 원시적인 시스템인 데다가, 출결을 저장하는 탭이 뜨지 않고 다음으로 넘어가거나 자동 로그아웃이 되는 오류 등이 아직도 발생하고 있다”며 “시험문제를 바꾸는 과정에서 출제오류가 생길 수도 있고, 8월 말까지 1학기 세특 입력을 완료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까 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수시모집에 지원할 학생들에게는 올해 상황이 평년과 크게 달라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통상 수험생들은 6월 모의평가 성적을 기반으로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예측하고 그에 맞춰 수시 원서 6장을 쓴다.
하지만 6월 모의평가 직후 ‘킬러 문항’을 배제한다는 방침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면서 올해 6월 모의평가는 대입 자료로서의 의미를 예년만큼 갖지 못하게 됐다. 수험생들의 입시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기존에는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로 그해 수능 출제경향을 가늠했는데 올해는 사실상 9월 한 번뿐이라 수험생으로서는 기회가 하나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국세청이 메가스터디·종로학원 등 대형학원들에 대해 동시다발 세무조사를 시작하면서 재수종합반에서 공부하고 있거나 학원가의 수시모집 설명회, 합격예측 서비스 등을 이용하던 수험생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7~8월은 수시모집 설명회나 컨설팅 등으로 학원가가 분주한 시기인데, 일부 학원들은 계획했던 입시설명회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며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
한 재수생 학부모는 수험생 학부모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하지만 왜 모든 것이 지금 갑자기 진행되는지 모르겠다”며 “학원이 어수선하면 강사들과 아이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텐데 아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기현, ‘당원게시판’ 논란에 “한동훈 가족이 썼는지만 밝히면 될 일”
- [속보]검찰,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이재명 대표 불구속 기소···“1억653만원 사적 사용”
- [공식] 에일리, 최시훈과 내년 4월 결혼···“고맙고 든든한 사람”
- 우상호, 이재명 판결에 “판사 감정 개입…비명계, 아무도 움직이지 못할 것”
-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성남 땅 ‘차명투자’ 27억원 과징금 대법서 확정
- 명태균 “윤 대통령 지방 가면 (나는) 지 마누라(김건희)에게 간다”
- [단독] 명태균씨 지인 가족 창원산단 부지 ‘사전 매입’
- 최민희 “비명계 움직이면 당원들과 함께 죽일 것”
- ‘친명 중진’ 정성호, 판사 탄핵 주장에 “바람직하지 않다” 자제 촉구
- “한강 프러포즈는 여기서”…입소문 타고 3년 만에 방문객 10배 뛴 이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