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올인’ 속 기능올림픽 인재 채용 중단한 현대차그룹
필요 인력 크게 줄어든 탓
올림픽조직위도 개선안 고민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는 3년여 전부터 기능올림픽 선수 채용을 중단했다. 과거에는 현대자동차·기아가 전국대회에서 뽑힌 선수들을 후원하거나, 국가대표 선수를 채용했지만 지금은 후원과 채용 모두 끊긴 상황이다.
기능올림픽은 기술력을 갖춘 청년들이 메카트로닉스와 항공정비, 정보기술 등 61개 분야에서 실력을 겨루는 대회다. ‘기능인력’ 양성을 목표로 만들어진 이 대회는 1950년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선 전국 각지에서 뽑힌 선수들이 전국기능경기대회를 거쳐 국가대표 선발전에 오른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들은 약 6개월~1년 간의 특훈을 거쳐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에 나가 기술을 뽐낸다. 용접과 자동차 정비, 자동차 페인팅, 자동차 차체 수리 등 자동차 관련 종목이 여럿이라 과거에는 현대차·기아가 이 곳을 거친 선수들을 꾸준히 채용해왔다.
업계에선 현대차·기아가 선수 채용을 중단한 이유로 전동화 전환을 꼽는다. 내연기관차가 빠르게 전기차로 바뀌면서 필요한 인력 수가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약 3만개에 달하는 부품이 들어가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에 필요한 부품 수는 2만개 남짓이다. 게다가 전기차의 경우 모듈화된 부품이 늘어나 생산에 필요한 인력이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들어 현대차·기아는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 전기차를 200만대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목표를 달성하면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이 34%에 달한다. 기아 역시 전기차 판매 목표량을 120만대에서 160만대로 늘렸다. 지금 있는 인력들도 전동화에 뒤쳐져서 구조조정이 필요한 마당에, 전동화 역량이 부족한 20대 초반의 선수를 채용해 30년 넘게 고용하는 것 자체가 현대차·기아로서는 부담일 것이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기능올림픽 측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업이 필요한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게 중요한데 정작 현장과의 괴리가 생겨나면서다. 기능올림픽을 주최하는 국제기능올림픽 조직위원회도 전동화 흐름에 따라 관련 직종을 바꾸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사장님들 갚아야할 돈 1조원 입니다”…5대은행 청구서 날벼락 - 매일경제
- 꿩 대신 닭이라더니…비 퍼붓고 전기료 오르니 ‘에어컨 대신 이것’ - 매일경제
- “노후 생각하셔야죠!”...퇴직연금도 ‘평생연금’ 추진 [김혜진의 알쓸경법] - 매일경제
- “7300억원 입금됐어요”...풍력발전 땅 빌려준 찰스 국왕은 ‘갓물주’ - 매일경제
- “돈벌어주는 이 나라부터 챙기자”…계산기 두드리기 바쁜 이곳 - 매일경제
- 1000대 기업 영업익 27% 줄어…한전, 영업손실 ‘역대 최악’ 얼마나 되길래 - 매일경제
- “단속 없다고 방심하지 말라”...음주운전자 잡는 CCTV - 매일경제
- “더 떨어질거야”기다리라더니...집값 하락세 13개월 만에 멈췄다 - 매일경제
- [단독] 현직 중앙 일간지 기자,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적발 - 매일경제
- 페이커, 항저우아시안게임 외국인 최고 스타 선정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