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밝혀질 것 확신"…'50억 클럽' 의혹 박영수·양재식 구속 갈림길

대장동 비리에 휘말린 박영수·양재식
박영수 혐의 부인, 양재식은 침묵
우리은행에 영향력 행사했느냐 질문에 "없다"
이르면 29일 밤, 늦어도 30일 새벽 구속여부 나와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양재식 변호사가 29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 심사)에 출석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어도 다음날 새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영수 전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 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특검은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우선 여러 가지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며 "재판부에 사실을 성실하고 충실하게 진술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실은 곧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우리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추가 질문에도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박 전 특검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 변호사도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된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하지만 그는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으며 법정으로 들어섰다.

양재식 변호사가 2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특검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영장 심사를 마치고 나왔지만 출석 때와는 달리 침묵을 지켰다.

앞서 검찰은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피고인들을 돕는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받기로 약속했고, 실제로 일부 금품을 받았다며 지난 2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중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로부터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받고 금품 등 대가를 받기로 약속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를 받는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박 전 특검이 약속에 그치지 않고 현금 8억 원을 받았다고 기재했다.

우리은행은 애초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있는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2015년 3월 심사부 반대로 최종 불참했고,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만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제출했다.

그 결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추후 대장동 사업자 공모 과정에서 우리은행 등 국내 대형 시중은행의 PF대출 참여를 강조해 '자금 조달' 항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가 그에 대한 대가로 남 변호사 등으로부터 대장동 토지보상 자문수수료, 대장동 상가 시행이익 등 200억원 상당의 이익과 단독주택 2채를 약속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컨소시엄 구성 실무를 맡은 양 변호사가 이러한 약정을 요구하고,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확답을 받은 뒤 박 전 특검에게 보고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복수의 대장동 사업 관련자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전 특검은 그 시기에 열린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선거 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원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다만 검찰은 우리은행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애초 박 전 특검이 받기로 약속한 대가도 2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남 변호사 측으로부터 대장동 사업의 주도권을 넘겨받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으로부터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의 대가로 50억원을 약속받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와 관련해 박 전 특검이 2015년 4월, 5억원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현재 검찰은 박 전 특검이 받은 돈을 총 8억원으로 보고 있는데, 추가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금액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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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0h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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