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춰야 살아남는다” 사투…삼성·SK·LG도 일제히 반토막

안서진 매경닷컴 기자(seojin@mk.co.kr) 2023. 6. 2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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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4.1% SK하이닉스 4.5% 등
올 주요기업 임금인상률 작년 반토막
글로벌 경기불황에 반도체 실적부진 탓
매년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주요 대기업의 임금 인상률이 올해는 전세계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불황 등으로 지난해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곳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 [사진출처=연합뉴스]
매년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주요 대기업의 임금 인상률이 반토막 났다. 특히 지난 1분기 반도체 한파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임금 상승폭이 더욱 둔화됐다. 이들 기업은 저마다 인상율을 낮추며 추가 인건비 지출을 막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임금 교섭에서 구성원의 올해 임금을 총 4.5%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어려운 만큼 인상분을 분기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하는 시점에 올 1월분부터 소급해 지급하기로 했다.

만약 올해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내지 못할 경우 올해는 인상분을 받지 못한다. 다만 내년 흑자 시점에 소급적용하게 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다운턴과 불확실성으로 인한 어려운 상황을 함께 극복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임금교섭을 시작한지 1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빠른 결과를 도출했다”며 “구성원의 실리를 위한 노조의 전략적 판단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서도 구성원의 자부심을 지켜야 하는 회사의 고민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올해 평균 임금을 4.1% 인상하기로 했다. 임금 기본 인상률 2%와 성과 인상률 2.1%를 합한 수치다. 이번 인상률은 지난해(9%)는 물론 2021년(7.5%)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LG전자 역시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6%로 2021년 9%, 2022년 8.2%과 비교해 낮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임금 인상률도 8.07%, 5.50%, 4.5%로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임금 인상폭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실적 악화다. 반도체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나란히 ‘메모리 쇼크’를 맞았다.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내린 63조745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5% 급락한 6402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2개 분기 연속으로 총 5조원 규모의 적자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1조8980억원, 올해 1분기 3조4020억원 등으로 적자 규모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실적 부진은 반도체 영향이 크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업황 침체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2분기 연속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한 2분기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손실 추정치는 3조∼4조원대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번 2분기까지 조단위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은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주요 기업들마다 실적이 좋아서 성과급도 많이 주고 임금인상폭도 가팔랐다”며 “하지만 2022년부터는 기업 영업이익이 평균적으로 20~30%씩 감소했고 올해는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임금을 더 올려주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오 소장은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조를 못넘을 만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하반기 실적이 어떠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만약 지금보다 더 악화된다면 인건비 절감뿐 아니라 다양한 부문에서 허리띠를 졸라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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