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고금리 시대…'장기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야죠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2023. 6. 2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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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기 재테크 전략

개인 자산가 A씨는 요즘 '예금할 맛 난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불과 1년 반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이율이 연 0.91% 정도였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2022년 말에는 연 5%를 넘어서는 등 고금리 시대가 도래해 예금이자가 예년보다 4~5배 많아졌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인 예금의 수익이 좋으니, 주식이나 펀드 등 고위험 상품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마음도 한결 평온해졌다. 그런데 A씨는 고금리 장세가 곧 끝날 수 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다시 예금금리가 떨어지면 금융소득이 줄어들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자산을 굴려야 할지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자 A씨는 매일경제 '지갑을 불려드립니다'에 자문을 의뢰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신한PWM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이 솔루션을 제시한다.

요약하자면 2023년 4분기나 2024년 1분기에는 한국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등 고금리 시대가 곧 저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현재의 높아진 금리에 따른 과실을 최대한 오래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긴축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으나, 현재 경제 여건상 추가적인 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미국 등 주요국 금리와 물가 등 시장 요인을 예의 주시하며 금리를 결정하겠다는 것인데, 시장에서는 2024년 1분기께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고, 시장금리는 그보다 앞선 하반기부터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명분은 크지 않다. 현재 1.75%포인트에 달하는 한미 간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외국 자본 순유출이 나타나지 않고 있고, 환율도 안정적이다. 그리고 미국의 중소 은행 부실과 한국의 증권사 PF대출 연체율 급증도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게다가 양국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금리가 떨어질 수 있어 장기 고정금리 상품으로 리밸런싱하는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

높은 확정금리를 장기간 제공하는 상품으로 우선 주로 은행에서 판매하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권을 들 수 있다. 현재 연 4%대 후반의 확정 수익률을 5년에서 7년간 제공한다. 이들은 주로 발행사의 자본 확충을 위해 발행하는 증권인데, 발행사 부실 시 변제 순위가 일반 채권에 비해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따라서 발행사의 신용등급을 잘 따져봐야 하며,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나 신용등급이 좋은 시중은행의 물량을 선별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중도해지가 제한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두 번째로 보험사의 저축성보험을 들 수 있다. 저축성보험은 납입한 보험료보다 만기시 받는 보험금이 더 크게 설계되어, 목돈을 마련하기 적합한 상품이다. 주로 연 3.7~3.8%의 금리를 5년간 확정제공하고 이후에는 공시이율(시장이율)로 전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리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권보다 낮지만, 일시납 기준 원금 1억원까지는 비과세를 받을 수 있고 만기 시에 이자를 분산하여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세금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중도에 인출이나 해약도 가능해 환금성 측면에서도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 채권보다 유리하다.

그리고 만기가 긴 정기예금도 인기가 많다. 시중은행의 5년 만기 예금금리는 연 4% 정도 된다. 예금자보호가 되고 언제든 중도해지할 수 있으나, 중도해지 시 약정이율보다 많이 낮은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가입 전 자금계획을 잘 따져보는 것이 좋고, 만기에 이자가 한꺼번에 발생하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큰 사람이라면 만기를 분산하여 가입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만기가 5년 이상 남은 중장기 채권도 추천한다. 중장기 채권은 사전에 약정된 표면이자가 나오는데, 이와 별도로 시장금리의 변동에 따라 채권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면 원금에 대한 차익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표면금리가 연 3%짜리 채권이 있는데, 시장금리인 예금금리가 떨어져 연 2%가 되면 해당 채권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에 채권에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오르는 식이다. 이러한 채권의 가격 변동은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효과가 커진다. 만약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면 채권의 가격이 떨어질 수 있어 중장기 채권을 가입하면 안 되겠지만, 지금처럼 향후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면 중장기 채권을 노려볼 만하다.

한편 채권도 발생사의 신용등급이 중요하여 국채, 지방채, 공사채, 그 외 신용등급 AA+ 이상의 채권을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

[신정섭 신한PWM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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