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그룹 이젠 내 소관"… 동맹 안심시키기 나선 러시아

김희정 기자 2023. 6. 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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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가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그룹의 전초기지를 '접수'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이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바그너그룹이 수행해온 역할이 러시아 정부의 새 통제 하에 지속될 것이란 확산을 주기 위한 조치라는 게 외교계 및 정보기관들의 공통된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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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무부 차관 시리아行… 동맹국에 메세지
바그너 용병들 집합 명령, 임무 거절 땐 보복
(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궁 내 광장에서 바그너 그룹 반란 진압에 기여한 보안군, 국가 근위대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설을 기다리고 있다. 2023.6.28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 정부가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그룹의 전초기지를 '접수'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반란 이후 동맹국들이 동요하지 않게끔 바그너그룹을 정부가 직접 통제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 시리아, 말리 등에서는 바그너대원들에게 불복종 시 보복조치를 가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놨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시리아 바샤 알아드 대통령에게 바그너그룹이 더이상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러시아 정부의 관리 하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다마스쿠스로 출국했다.

외무부 고위관료들은 중앙아시아공화국 대통령에 전화해 지난 24일 프리고진의 반란 이후에도 러시아가 그간 제공한 사설경호나 안전보호에 이변이 없을 것임을 안심시켰다. 러 비상사태부 소속 정부 제트기도 바그너그룹의 전초기지 중 한 곳인 시리아 말리로 비행했다.

이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바그너그룹이 수행해온 역할이 러시아 정부의 새 통제 하에 지속될 것이란 확산을 주기 위한 조치라는 게 외교계 및 정보기관들의 공통된 추측이다.

서방관리들과 WSJ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바그너그룹은 러시아가 최소한의 비용으로 국제적 영향력을 축적하고 수입을 모으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이 회사는 아프리카에서만 1년에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을 조달하는 주요창구이기도 하다. 수단 금을 러시아로 수출하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으로 다이아몬드를 수출하는게 주요 수입원에 포함된다.

바그너그룹은 수 년 간 중동과 아프리카 독재 정권을 위한 보안군으로 활동해왔고 최근엔 중남미, 카리브해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수단의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데도 일조했는데, 전세계에 고용된 인원만 3만여명으로 알려진다.

관건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소외시키고도 3개 대륙에 세운 '바그너 제국'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일부 국가안보 관리들은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이 파고든 대륙에서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간 시리아에서 독립적으로 움직여왔던 바그너그룹 용병들은 지난 27일 시리아 항구도시 라타키아의 러시아 국방부 산하 공군기지로 집합 명령을 받았고 지시를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기관 관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바그너 용병들에게 자리를 유지하게 하는 한편 임무를 거절할 경우 보복조치를 암시했다고 WSJ은 전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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